성북동 성락원→성북동 별서… 이름만 바꿔 명승 재지정

조성자, 철종 아닌 고종 때 인물… 문화재위 “학술적 가치는 인정”

사진=최현규 기자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조선시대 별서 ‘성락원(城樂園)’(사진)이 문화재적 가치 논란 끝에 이름만 바꿔 명승으로 재지정됐다. 문화재청은 24일 문화재위원회(천연기념물분과)를 개최해 명승 제35호 ‘성락원’을 지정 해제하고, ‘서울 성북동 별서’로 재지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 당초 명승 지정 사유였던 조성자로 알려진 ‘조선 철종대 이조판서 심상응’은 존재하지 않은 인물로 확인된 점 등을 지정 해제 근거로 들었다. 황윤명의 ‘춘파유고(春坡遺稿)’, 오횡묵의 ‘총쇄록’ 등의 문헌기록에 따를 때 조선 고종 당시 내관이자 문인인 황윤명(黃允明·1844∼1916)이 조성자인 사실이 새로 밝혀진 것이다.

문화재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이 공간은 조선 고종대 내관 황윤명이 별서로 조성하기 이전에도 경승지(경치가 좋은 곳)로 널리 이용됐다. 또 갑신정변(1884) 당시 명성황후가 황윤명의 별서를 피난처로 사용했다는 기록(일편단충(一片丹忠)의 김규복 발문,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라 이 별서가 1884년 이전에 조성된 점도 확인됐다. 다양한 전통정원 요소가 주변 환경과 잘 조화돼 있어 경관적 가치 또한 뛰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현재 얼마 남지 않은 조선시대 민가 정원으로서의 학술적 가치 등도 인정돼 명승(‘서울 성북동 별서’)으로 재지정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락원’이라는 이름은 1950년 고(故) 심상준 제남기업 회장이 사들인 후 ‘성 밖에서 자연의 즐거움을 누린다’는 뜻으로 붙여졌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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