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문명사적 의미도 알아야”

8개월만에 신작 ‘팬데믹과 문명’ 펴낸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김 전 장관은 “세상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지를 함께 생각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요즘 지구촌 곳곳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바꿔놓을 미래상을 내다본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는 “글로벌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국가중심주의나 민족주의가 강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명자(76) 전 환경부 장관이 발표한 신간 ‘팬데믹과 문명’(까치)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다양한 내용이 빽빽하게 담긴 역작이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김 전 장관은 “우리의 세계관과 발전관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는 독감처럼 계속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계속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전 장관은 숙명여대 명지대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김대중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에 임명돼 1999년 6월부터 2003년 2월까지 3년8개월간 재임했다. 전작인 ‘산업혁명으로 세계사를 읽다’가 출간된 게 지난해 10월이니 ‘팬데믹과 문명’은 8개월 만에 나온 김 전 장관의 신작이다.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지점은 김 전 장관 특유의 박람강기한 필력이다. 그는 의학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채로운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내 성향이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워요. 그리고 다원화된 세상에선 ‘부분’만 봐서는 문제 해결이 힘들어요. 전체를 보는 통섭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팬데믹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의학적으로만 파고들거나 정책적인 부분만 분석해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문명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알아야 해요.”

김 전 장관은 “인간이 자연에 대해 너무 오만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열쇠는 인간의 면역력에 달려 있는 만큼 면역 연구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 정부는 전반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국민들은 ‘협조’를 잘 하고 있고요.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는 부분도 있지만 공공의 안녕을 위해 참아내고 있으니까요. 지금까지는 한국이 위기에 강하다는 걸 보여줬는데요.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했으면 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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