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종학 선임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제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고, 틀린 지휘를 했다”며 “장관 말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추 장관은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 당부에도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감찰 지시와 관련해 연일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추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혁신포럼의 강연자로 나와 “검찰총장이 지금 꽤 곤란할 것”이라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추 장관은 “검찰청법 8조에 의해 지시해 대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했는데 총장이 어기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에서 보라고 했다”며 “장관이 지휘했으면 따라야 되는데 (총장) 본인이 다시 지휘를 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어 “검찰청법에 재지시가 없지만, (총장이) 말을 안 들으면 재지시를 내리겠다고 했다”며 “검찰의 오류로 장관이 재지시를 내린 게 검찰사에 남으면 검찰이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 됐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역대 법무부 장관 중 이런 말 안 듣는 검찰총장을 두고 일을 해본 적이 없다. 아침에 샤워를 하면서 ‘재지시를 해야 되겠구나’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오전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47) 부산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한 검사장은 사실상 무보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됐다. 법무부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직 간부에 대한 직접 감찰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추 장관은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해당 검사장이 보직에 충실할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인사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최근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고 있다.

한 검사장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지만 어느 곳에서든 공직자의 소임을 다하겠다”며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수사가 이뤄진다면 무고함이 곧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대검찰청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법무부 감찰규정상 검사에 대한 1차 감찰 권한은 대검 감찰부에 있지만 이목이 집중된 감찰 사건 중 검찰의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경우 장관 지시를 통해 법무부가 감찰에 나설 수 있다. 이번 감찰은 이 조항에 따른 것이지만 법무부의 직접 감찰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성원 김용현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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