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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발 협치, 신선하고 반갑다

코로나19로 상처 입은 국민에 좋은 소식, 민생 위해 국회도 힘 모으길

대구시에서 여야 협치가 시작될 전망이다.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야당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받은 경제부시장직 제의를 26일 수락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다른 당 인사를 주요 자리에 임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제주도의 경우 원희룡 제주지사가 2018년 8월 친여 성향인 고희범 전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과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을 각각 제주와 서귀포 행정시장으로 영입했다. 2014년 여당 소속이던 남경필 당시 경기지사는 이기우 전 야당 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로 발탁했고, 2년 뒤에는 그 후임에 야당 출신인 강득구 전 경기도의회 의장을 임명했다. 협치를 넘어 사실상 연정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협치나 연정의 효과는 아직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지만, 지자체와 지방의회 간 마찰을 줄여 생산적 행정에 집중할 길을 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협치’가 시작된 배경은 일단 정치적으로 양자 모두에게 득이 되기 때문이다. 권 시장으로서는 국비 확보와 국책사업 유치 등이 필요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홍 내정자와 김부겸 전 의원이 낙선함으로써 정부·여당과의 연결이 끊어지다시피 한 상황이다. 대구에서 3선에 도전했던 홍 내정자로서는 경제부시장 활동이 지역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협치나 연정은 제안, 수락하는 쪽 모두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이뤄낸 양쪽의 용기는 평가받아야 한다. 특히 대구 지역은 코로나19의 최전방으로 고통을 받았고 지금도 각 부문에 깊은 생채기가 나 있는 곳이어서 협치 소식은 더욱 반갑다. 홍 내정자도 “피하고 싶었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대구가 처해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면서 “저로 인해 시민이 위로받고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제의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대구 협치 실험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대구시 내부에서 홍 내정자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 모르고, 여당이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받아들여 줄 것인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발 협치 소식은 신선하다. 개원 3주가 되도록 원 구성을 놓고 대치만 거듭하는 중앙 정치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행정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민주당은 대구의 협치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대구시의 협치 정신을 본보기 삼아 코로나19로 황폐해진 민생을 돌보는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는 데 조속히 힘을 합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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