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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 의원도 비판하는 법무장관의 거친 언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연일 거친 표현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치하는 데 대해 여당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추 장관의 최근 언행에 대해 “30년 법조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표현이 부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온통 추 장관 언행을 둘러싼 논란만 주목되다보니 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조 의원 비판의 요지다. 백번 온당한 지적이다.

실제 추 장관의 최근 발언을 듣노라면 과연 대통령과 같은 자리에서 국정을 논하는 국무위원의 발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품격 문제를 넘어 무슨 왕조시대에 살고 있는 이가 아닌가 싶다. 추 장관은 지난 25일 민주당 초선 의원 대상 공개 강연에서 “검찰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아들이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발언 도중 주먹으로 책상을 쿵쿵 치기도 했다. 그 말하는 품새가 마치 왕이 신하를 호통치거나, 애들이 도통 어른의 말을 안 듣는다고 질책하는 투다. 오죽하면 범여권인 정의당에서도 “표현이 너무 저급하다.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다”는 논평이 나왔겠는가. 추 장관은 지난 1월에도 국회에서 “검찰총장이 내 명을 거역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런 불필요하고 자극적인 언행으로 검찰 개혁 의제는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온통 추 장관의 과거 독설 사례만 부각되고 있다. 독설 마케팅으로 차기 서울시장이나 대선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추 장관도 이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자신의 언행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27일 다시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라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구태여 저급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검찰 개혁의 당위성이 더 주목받았을지 모른다. 가뜩이나 여야 간 대치 구도가 팽팽한 상황에서 추 장관의 발언에 야당이 전의를 불태우는 등 역효과만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추 장관은 물타기를 초래한 건 본인임을 깨닫고 거친 발언을 즉각 중단함과 동시에 겸허한 자세와 품격을 갖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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