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중순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 화물차 운전사도 택시기사처럼 의료적성검사를 받아야 운전을 할 수 있게 된다. 고령 택시기사에게 적용했던 의료적성검사 기준을 고령 화물차 운전사에게도 그대로 도입했다. 고령 화물차 운전사로 인한 대형사고 발생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29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 운수종사자의 의료적성검사 관리규정 제정안을 다음 달 15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제정안의 핵심은 그동안 기준이 없었던 고령 화물차 운전사에 대한 의료적성검사 기준을 신설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고령 화물차 운전사의 교통안전 강화를 위해 자격유지검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자격유지검사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검사라 조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토부는 고령 택시기사에게 적용했던 의료적성검사 기준을 화물차 운전사에게도 도입하기로 했다. 검사항목에는 조현병이나 양극성장애, 뇌전증, 수면장애 등 현재 앓고 있는 병이 포함됐다. 신장과 체중 계측, 혈압, 혈당, 시력과 시야각, 인지기능, 일어나 빠르게 걷는 능력, 악력(쥐는 힘) 등의 운동·신체 기능도 측정한다. 고령자들이 차량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인지력과 운동능력을 갖췄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65세 이상 영업용 화물자동차 운전사는 총 3만5186명이다.

다만 일부에선 고령 화물차 운전사에겐 택시기사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18년 기준 교통사고 100건당 화물차의 치사율은 3.21명으로 전체 차량(1.74명)에 비해 높다.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화물차(2.49명)가 승용차(0.98명)에 비해 약 2.5배 많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버스와 화물차의 운행 제한 최고 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것처럼 운전하는 차량의 종류에 따라 의료적성검사 기준도 세분화해야만 운전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를 걸러내는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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