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회 잇단 감염 위기감… 다시 고강도 방역 고삐 죄야

중·대형교회 3곳 방역 뚫려 비상… 고위험시설 지정 최악 피하려면 선제적으로 예방 조치 강화해야

서울 왕성교회 교인들이 지난 26일 교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에 응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교회의 코로나19 방역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 왕성교회에서는 29일 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왕성교회는 지난 25일 최초 확진자가 나왔는데 교인과 확진자의 직장동료가 추가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교회발 확진자가 28명까지 늘었다. 경기도 안양 주영광교회도 확진자가 7명 늘어 총 18명이 됐다. 수원중앙침례교회는 모두 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지만, 다른 교회와는 양상이 다르다. 확진자들이 모두 외부에서 감염돼 교회와는 감염의 연결고리가 없다. 하지만 교회는 ‘n차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 당국이 나서기 전이던 지난 27일 대책회의를 열고 28일부터 2주간 교회를 폐쇄하고 예배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교계에선 전국단위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어 참석자 최소화와 방역수칙 준수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는 29일부터 1일까지 강원도 홍천에서 전국 목사·장로기도회를 갖는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자를 예년의 25% 수준인 700여명으로 줄이고 입구에는 초음파 바이러스 방역기를 설치했다.

예장통합 전국장로회연합회는 오는 8~10일 경북 경주에서 장로수련회를 진행한다. 이미 1000여명의 회원이 등록을 마쳤다. 연합회 관계자는 29일 “참석 2주 전부터 발열 여부를 점검하고 이름표에 바코드를 넣어 동선을 확인하며 식사도 한 명씩 따로 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교회 A장로는 “교회에선 20명 이상 모인다는 이유로 여름 수련회도 취소하는데 장로들이 3일씩 수련회를 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며 “만에 하나 감염자와 접촉하게 되면 전국으로 감염병이 퍼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방역 당국은 교회를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할지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 마스크 착용과 출입자 명단 관리 등 핵심 방역수칙을 사업주와 이용자 모두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방역수칙을 어기면 정부가 시설을 폐쇄하는 집합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다.

방역 당국이 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을 주시하는 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슈퍼전파’ 경험 때문이다. 당시 신천지 신도 확진자만 5000여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교회들이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해 고위험시설 지정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회발 확진자가 계속 이어지는 건 방역 모범이던 교회가 느슨해졌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 “소그룹 MT나 찬양 연습도 감염 위험성이 높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면서 “온라인예배로 다시 전환하는 걸 검토하고 온·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하더라도 사전예약제 등을 통해 최소한의 인원만 교회에 나오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창일 서윤경 우성규 최기영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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