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강정호(32·사진)가 한국프로야구 복귀를 포기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당하고 3년 7개월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지만, 싸늘한 여론을 되돌리기는커녕 공분만 키웠다.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안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되자 강정호는 복귀 철회 의사를 직접 밝혔다.

강정호는 29일 인스타그램에 “기자회견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 히어로즈 구단에 연락해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했다”며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 앞에 다시 서기에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내 욕심이 팬들과 KBO리그,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야구선수 동료들에게 짐이 됐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적었다.

이어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오랫동안 떠나 있었지만 히어로즈는 항상 나에게 집 같은 곳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다시 야구를 하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이 히어로즈 구단과 선수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히어로즈 팬과 구단 관계자, 선수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강정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두 시즌을 완주한 2016년 12월 서울 삼성역 일대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의 음주운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2017년 5월 항소가 기각돼 원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강정호는 징역형으로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2017년에 피츠버그로 복귀하지 못하면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복귀한 2018년에도 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피츠버그와 재계약했지만,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해 8월에 방출됐다. 그렇게 9개월을 쉰 강정호는 지난달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복귀 의향서를 제출했다.

KBO는 같은 달 25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에게 1년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이행 제재를 부과했다. KBO의 ‘솜방망이 처벌’과 강정호의 강경한 복귀 의사는 키움에 작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 키움의 손혁 감독은 “현장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강정호는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면서 복귀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사죄·반성’만을 되풀이하고, ‘기여·보답’을 강조한 그의 사과는 여론의 역풍만 몰고 왔다.

강정호는 결국 국내 복귀의 뜻을 접었다. 키움 관계자는 “강정호가 직접 구단으로 연락해 복귀 철회 의사를 밝혔다”며 “원소속팀으로 돌아오지 않는 만큼 KBO리그 복귀가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호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앞으로 갈 길을 정하지 못했다. 어떤 길을 가든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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