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스턴 하버크로싱에 29일 국가보안법을 선전하는 정부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지난 28일 시작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30일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서방국가의 집중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표결로 통과시켜 곧바로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지미 라이, 조슈아 웡 등 홍콩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가 이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위는 지난 28일 개막한 20차 회의에서 홍콩보안법 심의에 들어갔으며 30일 이 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화권 매체들은 전인대 상무위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면 홍콩 정부가 기본법(홍콩 헌법) 부칙에 이를 즉시 삽입해 홍콩 주권 반환 기념일인 7월 1일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홍콩 독립’을 주장해온 민주화 시위대가 우선 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왕단은 전날 페이스북에 “2주일 전 베이징의 외국인 기자에게서 6월 말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 7월 1일 지미 라이와 조슈아 웡이 체포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사람이 쉽게 체포된다면 내일은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체포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소식통은 “두 사람이 곧바로 체포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 정부는 적절한 시기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반중란항’(反中亂港·중국을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힘) 인사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은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 동안 이어진 도심 시위를 주도했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미 의회를 찾아가 홍콩인권법 통과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미 라이는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로 우산혁명과 송환법 반대 시위 등에 적극 참여했다. 지미 라이는 “며칠 전에 그런 얘기를 들었지만 나는 (홍콩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보안법 시행을 앞두고 홍콩을 떠나는 민주화 인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독립연맹’ 창립자 웨인 찬은 네덜란드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 많은 정치 인사가 체포될 것”이라며 “홍콩을 떠나게 됐지만 내가 (투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6월 9일 완차이 지역에서 불법 집회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홍콩 자치를 주창해온 반중 학자인 친완은 전날 페이스북에 “홍콩에서 사회운동을 그만두고 분리주의자들과도 분명히 선을 긋고 멀리하려 한다”며 일종의 ‘전향’을 선언했다.

30일 통과되는 홍콩보안법에서 최고 형량은 종신형이 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2009년부터 시행된 마카오의 국가안보법은 최고 형량을 30년으로 규정했으며, 중국 본토의 형법은 국가전복, 국가분열 등의 행위에 대해 최고 종신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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