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네 살 때의 일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다가 문득 아이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궁금해졌다. 특히 어떤 부분이 좋은 걸까 알고 싶어졌다. 자신의 마음을 과연 어디까지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일단 물어보았다. “넌 엄마의 어떤 점이 좋아?”

질문을 받은 아이는 깊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래, 네 살 아이가 대답하기에는 쉽지 않은 질문이겠구나 싶었다. ‘맛있는 음식을 주어서 좋아’라고 대답하려나? 아니면 ‘나랑 놀아주어서 좋아’ 혹은 ‘엄마와 숨바꼭질을 할 때 좋아’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이 정도가 내가 예상한 답변이었다. 아이는 대답을 결심했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아이의 손은 내 입가를 향했다. “난 엄마의 이 점이 좋아.” 그건 코와 입술 사이에 있는 나의 점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답변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별한 이유를 들으려 했지만 괜한 시도였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들은 엄마의 어떤 점을 좋아할까?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그냥 ‘나의 엄마’이기 때문이리라. 처음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나를 이렇게 열렬히 원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아이를 낳게 되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고민한다.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는가보다 중요한 건 내가 아이에게 어떤 존재가 되는가이다. 좋은 엄마란 어떤 한 가지의 모습이 있는 게 아니다. 실수가 없고 완벽한 엄마는 더욱 아니다. 매사에 바람직한 모습만 보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시행착오를 겪고 실수도 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아이와의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다. 아이는 자라서 언젠가는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뒤로 물러서야 한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보다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요즘이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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