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료선교, 생각지도 못한 하나님 방법대로 진행될 것”

여의도순복음교회-연세의료원, 평양심장병원 업무협약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의료원 종합관에서 평양심장병원 건립 등에 관한 업무협약에 서명한 뒤 협약서를 들고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연세의료원 양영규 세브란스아카데미 팀장, 박용범 통일보건의료센터 소장, 전우택 제중원보건개발원장, 박영환 심장혈관병원장, 정종훈 원목실장, 윤 원장, 이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김호성 부목사, 박경표 장로회장, 김두영 총무국장, 김수철 평양심장병원 위원장, 백낙균 추진단장. 강민석 선임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30일 연세대학교의료원(원장 윤도흠)과 업무협약을 하고 북한 평양심장병원 건립과 운영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평양심장병원에 필요한 의료장비 및 건축자재에 대해 대북 제재를 면제받기 위해 ‘유엔 1718 대북제재위원회’와도 긴밀히 협의 중이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서 제외되면 교회는 연세의료원과 함께 평양심장병원 건립과 운영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종합관에서 평양심장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연세의료원이 평양심장병원을 통해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를 개선하는 데 협력하자는 것이 골자다. 연세의료원은 향후 평양심장병원 건립과 운영에 관한 자문기관 역할을 하며, 평양심장병원 의료진의 교육과 훈련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평양심장병원이 조속히 준공돼 경색된 남북관계에 화해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 역할을 감당하기를 희망했다. 이영훈 목사는 “현재 추진 중인 유엔과 미 국무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실마리가 풀리면 올해 안으로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평양심장병원이 건립되면 연세의료원 의료진이 북한으로 가 현지 의료진에 의료기술을 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측으로부터도 하루속히 병원을 완공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최근 남북관계가 좋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그분의 방법대로 일을 진행하실 줄 믿는다”고 말했다.

윤도흠 원장은 “연세의료원의 설립목적도 의료선교에 있다”면서 “이번 사업은 연세대의료원 구성원 모두의 꿈과 같다. 그동안 북한 의료선교를 위한 방법을 모색해 왔는데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함께할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준비만 하면 길은 하나님께서 열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음을 기대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긴밀히 협의 중인 ‘유엔 1718 대북제재위원회’는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대북 제재를 위해 설치됐다. 교회는 평양심장병원 건립이 인도주의적 사업임을 부각해 제재 면제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제재의 실질적 열쇠를 쥐고 있는 미 국무부와 접촉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당국과도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다. 유엔은 지난 2월부터 국제적십자사연맹 등 일부 단체의 의료, 식량 등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해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하고 있다.

평양심장병원 조감도.

평양심장병원 건립 사업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병원 건립 제안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2007년 5월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위원회’가 발족했고 같은 해 6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개성을 방문하면서 병원 건립이 본격화됐다. 병원은 2007년 말 평양 대동강구역 내 지하 1층과 지상 7층, 총면적 2만㎡, 전체 280병상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병원이 완공되면 한국 측 의료진이 상주하며 북한 의료진에 의술을 전수하고, 병원 내에 원목실과 예배실을 둬 의료진의 신앙생활을 돌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태, 2017년 유엔의 대북제재 강화 등으로 건축이 중단된 상태다.

평양심장병원 건립은 북한에도 숙원사업이다. 북한 주민의 사망원인 1위는 심혈관계 질환이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학 부설 건강측정평가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북한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전체 사망자의 39%다. 유엔이 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 주민 4명 중 1명, 약 900만명이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며, 약 170만명의 어린이가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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