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인 ‘6·17 대책’도 결국 실패다. 대책의 효과는 ‘수도권 전역으로 집값 상승세 확산’과 ‘전월세 대란 조짐’이다.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 이어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더 위협받는 황당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 대책의 근본 결함은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수요 억제에만 매달린 것이다. 부동산은 다른 재화와 차별성이 큰 매우 복잡하고 독특한 상품이다. 공공성이 강하면서도 투자자산으로 선호되고, 모자란다고 짧은 시간에 생산되지도 않지만 자칫 공급이 넘치면 가격이 급락한다.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결국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때 수도권 택지 확대를 거른데다 이번 정부가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에 각종 규제를 가하면서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크게 줄었다. 반면 서울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는 58%인데, 서울시민의 80~90%는 아파트에 거주하길 원한다.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계획 등을 내세우며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이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려면 짧아도 4년 이상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을 막고, 주택 매수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등 온통 수요 억제에 매달렸다. 집값이 안정될 리 없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천문학적 유동성까지 시중에 풀렸다.

참여연대에서 제안한 보유세 강화도 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이미 이번 정부 들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지역 종부세의 경우 올해는 작년보다 100%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빼먹은’ 것은 거래세인 양도소득세를 크게 낮춰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었다.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인하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국토교통부도 강조해 온 정책조합이다. 하지만 정부는 보유세만 올렸을 뿐 양도세 인하에는 소홀했다. 부동산 거래로 큰 차익을 얻었는데 세금을 낮춰주는 게 말이 되느냐는 국민 정서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제라도 양도세를 크게 낮춰 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전세 시장의 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규제 완화도 추진해야 한다. 이 경우 당장은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위험이 있지만, 단계적으로 규제를 풀면서 주택 공급이 확대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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