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건쏘공’ 후폭풍… 대학들 ‘등록금 환불’ 골머리

대학생 3500여명 반환소송 참여… 자구 노력 없는 대학에 비난 여론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 소속 학생들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국대가 최근 등록금 반환 결정을 내리면서 대학가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학습권을 침해당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 목소리가 커지면서 소송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도 등록금 반환 논의를 시작한 마당에 각 대학도 자구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전국 대학생들은 코로나19로 대학과 교육부에 등록금 반환과 학습권 침해에 응답할 것을 요구해 왔다”며 “하지만 교육 주체들은 사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이에 소송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운동본부가 모집한 소송인단에는 전국 42개 대학 3500여명의 학생이 이름을 올렸다.

운동본부는 교육부와 대학이 사립대 학생에게는 1인당 100만원, 국공립대 학생에게는 1인당 50만원을 일괄적으로 반환할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다만 청구 금액은 소송 제기 후 각 학생이 실제 납부한 등록금에 맞춰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등록금 환불 문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제는 대학이 직접 나서야 할 차례라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혈세’에 기대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전날 건국대가 대학 중 처음으로 2학기 등록금의 8.3%를 반환키로 결정함에 따라 이런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문은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등록금 반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학기에는 학생들의 단체 휴학이 이어져 대학 운영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기말고사를 막 마친 대학가에서는 반수나 입대 등으로 향후 학업일정을 미루겠다는 학생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는 대학의 투명한 회계공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학이 방어 논리로 내세웠던 방역이나 온라인강의에 투입된 재정이 과연 얼마인지를 터놓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정한 등록금 반환 비율을 두고 정부·대학·학생 측이 타협을 보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만이라도 대학이 회계자료를 공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을 대비해 차곡차곡 쌓아놓는다는 대학의 적립금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감염병으로 국가재난상황인 지금보다 더 다급한 상황이 또 언제 있을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문 간사는 “대학이 학생들을 위한다면 적립금 용도를 변경하는 신청서라도 교육부에 보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그간 곪아왔던 대학의 교육 서비스 문제가 터져 나온 것으로 해석한다. 지금이라도 국내 대학들의 강의 수준이 질적으로 학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왔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시험 공정성이나 강의 질을 두고 시비가 일었던 한국과는 달리 천문학적인 등록금을 내는 미국의 아이비리그에서는 등록금 반환 논란이 없었다. 온라인에서도 교수와 학생들 간 피드백이 오가는 등 만족도 높은 강의가 제공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교수의 고과를 연구실적에 따라 평가하는 성과만능주의에 빠져 정작 강의에는 소홀하게 만드는 대학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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