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일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투기 열기를 막을 심리적 안정감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시장은 강력한 규제가 겹겹이 시행되는 하반기에도 집값이 또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투기자본에는 자신감을 주고 무주택자들에게는 불안감을 안기는 집값 전망을 바꿔놓지 못하면 부동산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4090명을 대상으로 거주지역 하반기 주택 매매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2.7%인 1748명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하락 전망은 37.7%(1541명)였고, 보합은 19.6%(801명)였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42.6%가 상승, 36.9%가 하락을 예상했다. 경기 지역도 44.3%가 상승, 36.3%가 하락을 예상했다.

이런 전망은 정부 부동산 대책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집값 안정에 대한 해법은 전문가마다 엇갈리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줄여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정부는 하반기에도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규제책을 활용해 보여줄 것”이라면서도 “규제 등의 방법으로 집값 안정 신호를 주기는 어렵고 공급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세제 개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했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은 부담부증여 등의 방법으로 집을 팔지 않고 버텼다. 주택가격 상승액이 세액 증가분을 압도하리라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6·17 대책도 일단 시장의 심리를 크게 바꿔놓지 못했다. 이번 조사 기간(6월 12~22일) 대책이 발표됐지만 대책 발표 후에도 여전히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서울은 대책 발표 이전 상승 전망이 47.4%에서 대책 이후 40.7%로 다소 줄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승한다는 전망이 우세였다.

인천은 오히려 상승 전망이 27.2%에 불과하다가 대책 이후 39.1%로 크게 늘었다. 광역시(34.1%)와 지방(39.4%)도 대책 발표 이후 각각 43.2%, 47.0%로 크게 올랐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규제지역의 집값 전망을 소폭 낮추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를 기대하는 흐름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도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향후 3개월 아파트 매매가격에 대한 일선 중개업소 체감을 조사하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에 따르면 보합 전망(52.2%)이 가장 많았고 약간 상승(39.7%)이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은 보합 혹은 상승한다는 응답을 모두 합치면 97.8%에 달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