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주한 탄자니아대사관 데버라 에릭 무쿠웬다

“아버지의 부르심으로… 한국에서 탄자니아 교육 미래 봤다”

데버라 무쿠웬다씨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탄자니아 다음세대를 향한 자신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강하고 담대하라.’

2015년 어느 봄날이었다. 대학원 수업을 위해 늘 걷던 길이었지만 그날따라 캠퍼스 건물 한쪽 벽에 적힌 성경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 2009년 처음 한국으로 유학을 온 뒤 여전히 생소한 문화권에서 생경한 학문을 공부하느라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 있던 때였다. 주한 탄자니아대사관에서 영사 업무를 담당하는 데버라 에릭 무쿠웬다(31·여)에게 그날의 그 구절은 큰 힘이 됐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그는 고국 탄자니아로 돌아가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펼치고 싶단 비전을 그날 다시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고 했다.

무쿠웬다는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목회를 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모태 신앙인으로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막연히 해외 유학의 꿈을 갖게 됐다. 한번은 국제 초교파 선교단체 ‘예수전도단’이 탄자니아에서 개최한 청소년 수련회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큰 은혜를 받고 어린이와 청소년 사역에 비전을 품게 됐다. 기도하던 중 부친과 친하게 지내던 한 한국인 목사를 통해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알게 됐다. 그때부터 한국에서 기독교교육을 체계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

왼쪽부터 데버라 무쿠웬다씨와 그의 아버지 에릭 J 무쿠웬다 목사 그리고 어머니 엘리스키아씨. 무쿠웬다씨 제공

마침 2009년 인천 주안중앙교회(박응순 목사) 소속 한 여성 전도사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아는 이 하나 없는 이역만리 한국 땅으로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다. 인천에 정착했고 인하대 어학당을 거쳐 2011년 목표했던 백석대 기독교교육학과에 진학한다. 학부에서 청소년교육심리학을 복수 전공한 그는 2015년 졸업 후 숙명여대 대학원에 진학해 교육심리학 석사 학위까지 땄다.

2017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며 기도하던 그에게 주한 탄자니아대사관이 생긴다는 소식이 들렸다. 시의적절한 하나님의 은혜가 느껴졌다. 무쿠웬다는 “2018년 대사관이 생기자마자 취직했을 땐 하나님이 예비하신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가와 관련된 결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기독교 가치관에 따라 일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한국 정착 초기 힘들 때마다 그는 평소 믿음으로 나아가면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고 길을 열어 주실 것이라며 격려하신 아버지 생각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한국 특유의 새벽기도와 기도원 문화도 그의 신앙생활을 잡아줬다. 무쿠웬다는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도 종종 가서 기도했다”면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집중해서 기도만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웃었다.

탄자니아 마라나타 미션스쿨 학생들이 지난 1월 백석대 단기선교팀과 함께 미술 수업에서 만든 모형 안경을 끼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무쿠웬다씨 제공

지금까지 겪은 한국과 탄자니아의 기독교 문화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그는 “탄자니아와 한국 성도 모두 하나님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강하다”면서 “강한 토속신앙을 갖고 있고 이단 종교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탄자니아 국민의 30% 정도가 기독교인인 데 비해 35%는 무슬림이다. 그는 “현지에선 이슬람 문화로 개종시키기 위해 심한 박해를 가하는 일도 있다”면서 “탄자니아 교인들이 믿음으로 바로 세워지고, 현지 교회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이 복음화될 수 있도록 한국 성도들도 함께 중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무쿠웬다의 아버지는 1992년 탄자니아에 마라나타크리스천센터교회를 세운 뒤 지금까지 미전도 지역을 찾아 죽어가는 영혼을 품는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지부교회만 40여개에 이른다. 인접국 케냐와 부룬디에도 교회를 세웠다. 2001년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마라나타 미션스쿨을 세워 저소득층 아이들을 교육하고, 다음세대를 키우는 사역도 한다. 아버지의 영향 때문일까. 무쿠웬다의 꿈은 탄자니아에 다음세대를 위한 기독교 대학을 세우는 것이다. 또 교육부 장관이 돼 선한 영향력을 펼치며 쓰임받고 싶은 꿈도 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학교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무쿠웬다씨 제공

무쿠웬다가 졸업한 백석대 기독교교육학과에서는 2013년부터 매년 1월이면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선교팀이 마라나타 미션스쿨을 찾아 현지 사역을 돕고 있다. 무쿠웬다는 “졸업 이후에도 인연이 돼 후배들이 계속 사역을 이어오고 있는 걸 보니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느낀다”며 “너무 감동적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가 섬기는 주안중앙교회에선 2012년 현지로 선교팀을 파송해 우물 파기 사역과 지역 부족을 위한 교회건축 사역을 돕기도 했다.

무쿠웬다는 탄자니아의 상징이랄 수 있는 킬리만자로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현지에선 킬리만자로를 ‘킬레마키아’, 즉 ‘하나님의 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면서 “탄자니아의 자연을 보면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 그리고 살아계심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탄자니아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 복음이 퍼져나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며 “어디에 있든 세상 속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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