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한·미 간 다양한 레벨에서 긴밀히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선 이전에 3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패 위험이 있는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어려울 거라는 점, 코로나19 확산과 흑인차별 항의 시위 등 국내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그리고 물리적으로 남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도 지난달 29일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아마도 열릴 것 같지 않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을 감안할 때 깜짝 놀랄 만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분석이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막바지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처와 흑인 사망 항의 시위로 촉발된 인종 문제 등 국내 이슈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제재를 크게 완화할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면 북한도 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북한은 이번 대선 승자와 내년 이후 시점에 북·미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 위험이 있는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보다 현상 유지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포괄적이고 치밀하게 정리된 북·미 비핵화 합의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지금부터 대선까지 남은 기간인 4개월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묘사했지만 어떠한 진전도 얻어내지 못하고 극적으로 실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선까지 북한 문제를 무시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은 “미국 대선 이전에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모든 노력들이 이뤄져야 한다”며 “중국이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이슈가 된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합의를 맺을 경우 중국 문제에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1일 “카지아니스 국장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내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 아이디어(3차 북·미 정상회담)가 백악관과 공화당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남북 관계 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미국과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워킹그룹이 상당히 유용하게 작동해 왔다고 평가하지만, 국내에 일부 우려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하면서 이런 문제의식을 미측과 공유하고 운영 방식 개선에 대한 논의도 가졌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손재호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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