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씨의 고향 친구인 추모씨는 2일 국민일보에 생전 고인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추씨는 “죽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항상 ‘올해만, 이번 주만 버티고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며 흐느꼈다. 오른쪽 사진은 최씨의 생전 소속팀 운영 단체인 경주시체육회 건물. 추씨 제공, 연합뉴스

소속팀에서 받은 가혹 행위가 원인이 돼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고(故) 최숙현씨의 가족이 최 씨 사망 하루 전날까지 국가인권위원회에 사건을 진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한 차례 진정한 데 이어 사망 직전까지 인권위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려 한 것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5일 최씨와 관련한 진정이 들어와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진정이 들어간 다음 날인 26일 새벽 최씨는 숙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해당 진정은 최씨 가족을 대리한 법무법인에서 인권위에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2월에도 최씨와 관련한 진정이 인권위에 제기됐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진정 역시 최씨 가족이 넣었다. 하지만 최씨 측이 가해자를 경찰에 고소하겠다며 취하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 관련법 이외 특별법 등 다른 법률로 구제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 각하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 생전에 그의 가족은 백방으로 최씨의 피해사실을 알리려 애썼다. 2월 인권위 진정 뒤에도 3월 경찰 형사고소, 4월 초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등에 징계신청서를 넣는 등 가능한 한 모든 관련 기관에 방법을 알아봤다. 최씨는 심지어 목숨을 끊기 나흘 전인 지난달 22일에도 소속 협회인 대한철인3종협회에 진정을 넣었다.

협회는 장례식장에서 사건 관련자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는 보도에 대해 “피해 선수 증언을 협회가 조사했던 게 알려지면 2~3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이번 사건 관련해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 조사가 끝난 뒤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됐다. 이후 지난달 1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이 이첩돼 현재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사 중이다. 체육회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 사건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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