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잠시 상념에 잠긴 홍남기 경제부총리 모습.

세계를 강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한민국 또한 빚잔치를 하게 생겼다. 재정당국은 지난달 4일 올해에만 3번째, 그것도 35조3000억원이라는 역대급을 넘어선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한술 더 떴다. 제1야당이 빠진 채 90%가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상임위원회가 열렸고, 사실상 2시간이 안 되는 시간동안 3조1000억원을 증액한 38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만들어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심사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졸속심사 여부가 아니다. 정부가 ‘착한 빚’이라며 포장한 ‘국가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야당을 비롯해 경제전문가들, 심지어 국가기관인 ‘국회 예산정책처’조차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재정당국의 인식은 일견 안일하기까지 하다.

예산정책처 경고음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당초 정부가 제출한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이 확정될 경우 전년대비 111조4000억원이 늘어난 840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18년 35.9%에서 38%로, 여기서 다시 43.5%로 2년 사이 7.6%p가 늘었다. 기재부는 “OECD 대비 양호한 편”이라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재정전문가들은 강한 우려를 표했다. ‘착한 부채’라는 미명아래 빚을 늘려가는 것은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남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별도의 수익창출이 어려운 만큼 세금을 늘려 충당할 수밖에 없어 ‘증세 충격’이라는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심지어 공공기관 부채가 국가부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경고도 제기됐다.


세부담 부메랑 될수도

실제 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 분석자료를 보면 2019년도 공공기관 부채총액은 525조1000억원이다. 전년대비 2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를 두고 예산정책처 안옥진 분석관은 “2013년 말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총 부채규모 및 부채비율, GDP대비 공공기관 총 부채비율이 최근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했다.

이어 “국가 재정건전성 분석 시 국가채무(D1)에 포함되지 않는 공공기관 부채의 증가추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기준, 기재부가 발표한 국가채무 680조5000억원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포함할 경우 일반정부 부채(D2)는 759조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비금융공기업 부채를 추가하면 공공부문 총부채(D3)는 1078조원으로 1000조를 넘는다.

안 분석관은 또 “우리나라 GDP 대비 비금융공기업 부채비중은 2013년 28.4%에서 2018년 20.5%로 감소하고 있지만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기재부의 2018년 재정정책보고서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관리가 필요하다”고 풀이했다. 상황에 따라 공공기관 부채가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관찰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미래세대 향한 청구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문재인 정권 들어 공공기관 임직원이 2017년 34만6000명에서 올해 1분기 41만8000명으로 7만명 이상 늘었다. 공공기관 부채규모도 2017년 495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525조1000억원으로 약 30조원이나 증가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기능과 역할에 비해 날로 비대해지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의 폐해는 국민들 세금과 국가 부채로 메워야 하고 그때마다 국민들의 등골이 휘는데 공공개혁은 언제 어떻게 할 것이냐. 이 모든 것이 대한민국의 경제사회적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고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임을 정말 모르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국민을 분열시켜 당장의 정치적 이익만을 얻기 위해 밀어붙이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부채증가와 1000조원이 넘어선 부채규모, 올해 발발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채증가 우려에 대해 “해마다 재정계획을 수립하고 결산과 경영평가 등을 통해 계속해서 관리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부채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 아닌데다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발표로 본격적으로 실행단계에 들어간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 공공기관의 부채증가요인에 대해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늘어나는 인건비는 1명당 4대 보험료 수준인 10만원~20만원으로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코로나19로 인해 부채가 증가하겠지만 그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겠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오준엽 쿠키뉴스 기자 oz@kukinews.com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