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원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단행한 외교안보라인 인사 키워드는 ‘대북 전문가·협상파’로 요약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도 대북 관계에서 추진력을 잃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 유력 정치인 출신을 기용해 외교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장악력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박지원 후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린다. 민주당에 뿌리를 둔 호남 정치인이지만, 국민의당 민생당 등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대표적인 비문 인사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전면 지원하며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박 후보자가 아침마다 문 대통령을 비판해 ‘문모닝(문재인 비판으로 아침을 연다)’이라는 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사실상 정계 은퇴를 하고 방송인으로 나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명으로 국정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박 후보자가 껄끄럽고 불편할 수 있는 인사지만, 대북 전문성만큼은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자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자 대북 정책 전문가다. 최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박 후보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조언을 듣기도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일찌감치 유력 후보자 물망에 올랐었다. 이 의원이 통일 대북 문제에 관심이 깊고 추진력이 있는 여당 중진의원이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는 평화, 안보를 주제로 매년 여름 비무장지대(DMZ)를 걷는 ‘통일 걷기’ 행사를 진행해 왔다.

이 후보자는 80년대 학생 운동권인 ‘86그룹’의 선두 주자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을 지냈고, 김근태(GT)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최측근이다. 지난해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돼 21대 총선 압승에 기여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정의용 현 안보실장과 함께 문재인정부의 대북 협상 쌍두마차로 평가받는다. 2000년 6·15 정상회담과 2007년 10·4 정상회담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대면한 인물로 꼽힌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뒤, 정의용 실장 등과 함께 두 차례 대북 특사로 파견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뒤에서 감격에 젖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문재인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이다. 북한이 가장 신뢰하는 인사로도 평가받는다. 문 대통령이 임 전 실장을 대북특사 등으로 파견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 특보는 최근 한 대담에서 “지금 남북이 하려는 것은 국제적 동의도 받고, 막상 논의하면 미국도 부정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올해도 북·미 간 진전이 없다면 문 대통령은 미국과 충분히 소통하되 부정적 견해가 있어도 일을 만들고 밀고 가려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의용 외교안보특보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돼 남북,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기여했다. 정 특보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현재 한반도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간 남북미 3국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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