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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이 사라졌다… 코로나 경기침체에 현금확보 여파


5만원권 지폐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인데 환수율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풀린 돈이 잘 돌지 못하는 이른바 ‘5만원권 돈맥경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자 현금을 쥐고 있으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5만원권 화폐의 발행 잔액은 11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말(105조4000억원)보다 8조5000억원(8.06%) 늘었다.

화폐 발행 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한은 금고로 환수된 돈(환수액)을 뺀 금액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금액을 말한다.

반면 5만원권의 환수액은 급감했다.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5만원권 가운데 다시 환수된 화폐량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환수된 5만원권 비율은 약 33%다. 지난해 환수율(60%)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금액으로는 지난 5월 2591억원으로 2014년 8월(1936억7000만원) 이래 최저치다. 5만원권이 시중에서 활발하게 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5만원권 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한국은행 5만원권 발행 중단설’까지 돌기도 했다.

5만원권 환수율이 급감한 데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경기침체 우려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자산가 등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금을 모아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정도(79.4%)는 ‘예비용 현금’으로 5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소비 위축, 비대면 거래 확산 등으로 쇼핑이나 외출, 여행 등이 줄어든 점도 5만원권 유통에 위축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은은 한국조폐공사에 5만원권을 추가로 발주한 상태이며, 이르면 오는 9월 전후로 5만원권 수급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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