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어떻게 세울 것인가] “교회 됨의 본질 회복 통해 삶의 현장 바꿔나가야”

이영훈·주승중 목사 특별대담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왼쪽)와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코로나19로 한국교회에 닥친 위기와 과제를 놓고 대담을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교회도 모이는 예배가 축소되고 비대면 온라인 예배가 대세를 이루는 등 변혁기를 겪고 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코로나19로 한국교회에 닥친 위기와 과제를 놓고 대담을 했다. 이 목사와 주 목사는 “교회가 교회다움의 본질을 회복한다면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주승중 목사=코로나19 사태로 한국교회 대부분이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인식하고 예배를 온라인으로 바꿨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교인들이 점점 예배와 관련해 수동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예배드리는 자세와 태도에 매너리즘이 보인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다 보니 교인들이 구경꾼이 돼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을 찾아다니곤 한다. 신앙생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예배가 어려워지고 허물어지는 상황이다.

이영훈 목사=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성도가 많은 상황에서 어디서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께 진실되게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예배의 본질적 문제를 다시 깨우칠 필요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는 주님 말씀대로 가정부터 먼저 예배를 회복하자는 제안을 드린다. 주일날 우리가 모여서 드리는 예배는 극대화해서 모이는 것으로 하되, 그 예배로 충족되지 못하는 부분은 각 가정 예배의 부활로 채울 수 있다. 가정예배를 회복하면 수많은 작은 교회가 생겨난다.

주 목사=주일예배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교인들을 보면 두 가지 반응 또는 흐름이 있다. 어르신들은 교회에 오고 싶지만, 두려움 때문에 못 온다. 젊은이들은 영상으로 집에서 예배드려 보니까 너무 좋고 편해 굳이 교회 안 가도 되지 않느냐고 한다. 공예배를 극대화하려면, 그런 부담감과 편리함이 있는데도 그것을 능가할 수 있는, 집에서 경험할 수 없는 뭔가가 예배당에서 예배드렸을 때 주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목사=원래 성전이 세워질 때 하나님의 관심은 항상 거기 있고 하나님의 임재가 있다고 하셨다. 혼자 예배드릴 때 경험할 수 없는 영적인 은혜 체험이 있다.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가 영적으로 강화됐으면 좋겠다. 한 시간 남짓 짧은 시간이지만 감동 속에 드리는 예배, 성령의 역사하심이 넘쳐나는 예배로 예배 현장이 바뀌면 1907년 평양 대부흥의 역사를 재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풍요로움 속에서 영적으로 침체돼 있었다. 나태해져 예전처럼 전도도 열심히 하지 않고 기도도 소홀히 했다. 각자 있는 곳에서 신앙생활하며 그런 부분을 반성하고, 모일 때는 강한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고 흩어져서는 사회 속에 변화를 가져오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런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주 목사=예배 현장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려면 교인들이 예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순서가 마련돼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 앞에 뜨겁게 응답하는 대화의 현장이 바로 예배다. 특히 응답하는 순서에서 많은 회중이 직접 응답하고 참여할 수 있는 순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 목사=예배에서 침묵하고 구경하는 게 아니라 참여자가 될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하자는 것은 좋은 방향이다. 성도들이 참여해 기쁨을 나누며 은혜를 받고 집에 돌아가 나눌 수 있도록 예배 현장이 변화되면 좋겠다.

주 목사=교인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온라인 예배는 문제가 있다. 온라인 예배가 회중들을 구경꾼으로 전락시키고 있지 않나 걱정이 많다.

이 목사=시간이 지나면 구경꾼은 평가자가 된다. 참여자가 돼야 은혜를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최근 트렌드 중 하나가 서너 목사님 설교를 듣고 비교해 보는 것이라고 한다. 교회에 대한 충성심이 약화하면서 “설교 잘하는 목사님 많은데 어차피 교회 안 가는 거 누구 설교 들어도 상관없다”며 주일마다 채널 바꾸고 여러 목사님 설교 찾아다니는 문제들도 생겨나는 것 같다.

주 목사=교회와 목회자는 콘텐츠를 준비해 성도들에게 제공하는 생산자로 여겨진다. 성도들은 좋은 콘텐츠를 찾아다니는 소비자 마음을 갖게 된다. 위험한 생각이다. 예배는 하나님 중심이며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데 인간 중심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목사=목회자 사명 중 하나가 올바른 예배관과 교회관을 잘 가르치는 것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예배의 모습, 교회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 목사=예배가 인간 중심적이어서는 안된다. 더 나아가 예배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응답의 행위라면 예배는 예배당 안에서 그치지 않고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목사=최근 해외 목회자들의 세미나를 보면, 성령의 역사가 그동안 너무나 은사 쪽으로 가 있었다. 열매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면 사회를 훨씬 더 많이 변화시키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고 느꼈다. 은사 쪽으로 가다 보니 우리에게 인격적 결함이 있고 문제가 있는데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치우쳤다. 이제는 성령의 열매 쪽으로 가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천돼서 삶의 현장에서 삶을 바꿔 놓는 모습이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사회 속에 들어가 소외된 계층을 섬겨야 한다. 일자리가 없어 허탈감에 빠진 젊은이들과 다문화가족, 탈북민,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섬기는 것도 예배다.

주 목사=존 맥아더 목사가 “참된 예배는 주일 예배시간 축도 후에 비로소 시작된다”고 했다. 목사님 말씀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대부분 교회가 모이는 예배를 중단하고 희생하며 공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만, 일부 교회 때문에 과도하게 한국교회가 비난받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예배당 안에서의 예배뿐 아니라 삶을 통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일상의 삶 속에서는 어떻게 살아가든 상관없이 주일예배만 참석하고 경건의 시간만 잘 지키면 된다고 착각한다.


이 목사=주일날 교회 나가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과 삶이 이번 기회에 바뀌어야 한다. 한국사회가 교회에 비판적으로 된 데는 우리의 책임도 있다. 교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는데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교회가 더 잘하면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 목사=교회가 교회 됨의 본질을 되찾고 예배가 삶으로까지 이어지는 그 모습을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사회에 유익한 공동체임을 분명히 드러낼 기회가 돼야 한다. 목회자들이 이번 위기를 오히려 본질을 회복할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이 목사=그동안 목회자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놓친 게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목회자들에게 오히려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이번 기회에 가장 처음 은혜받은 모습으로 돌아가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그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신앙의 원초적 모습을 회복한다면 위기가 기회로 변할 것이다.

정리=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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