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 막판에 이른바 ‘청년예산’ 3900억원을 증액했다. 정부의 기존 청년사업을 증액하고 새로운 사업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예산”이라고 강조했지만 사업 내역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이뤄지지 못했다. 시간적으로 일일이 들여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졸속 심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청년예산 증액은 서면질의를 통해 이뤄졌다. 국민일보가 7일 입수한 ‘제3차 추경 서면질의 목록’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서면질의를 넣어 청년예산 증액을 신청했다. 박 의원은 “기존에 정부가 가져왔던 청년사업을 보강한 것도 있고, 당과 함께 새롭게 제안한 사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예산 대폭 증액 방침은 추경안 국회 통과를 하루 앞두고 공개됐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2일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청년맞춤형 지원예산을 3차 추경에 추가하겠다”고 강조한 뒤 증액 심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오후 3시20분쯤 속개된 예결특위 조정소위에서 박 의원은 “한번에 (청년과 관련한) 증액 예산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박 의원은 증액 심사가 종료되기 전 예결특위 조정소위에 3900억원 규모의 청년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이 예산은 정부와의 논의를 거쳐 예결특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통과해 그대로 반영됐다. 정부 관계자는 “당에서 청년예산을 워낙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당초 (청년예산) 항목은 그 정도 규모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증액 요청 자체가 급박하게 이뤄지는 바람에 심사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특히 3차 추경에 반영된 청년예산 중 가장 많은 1900억원을 증액한 청년 역세권 전세임대 사업은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사업으로 청년들에게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청년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과도한 임대료가 문제로 꼽힌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베니키아호텔을 개조해 마련된 역세권 청년주택은 높은 임대료 탓에 입주 대상 200여 가구 중 180여 가구가 입주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 추경 심사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질의한 의원은 없었다. 정용찬 민달팽이유니온 사무국장은 “청년주택 사업자는 혜택을 누리지만 세입자인 청년들은 값비싼 임대료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청년 주거취약계층에게 도움이 될 임대료 인하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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