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의원은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35년 동안 좋은 선후배로 지내왔다. 배울 것은 배우면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당권 도전을 선언하며 당정 관계에서 당의 역할을 확대하고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 ‘책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면한 위기를 최선을 다해 극복하겠다.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2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2500자 분량의 선언문을 통해 자신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적임자임을 역설했다. 선언문에선 ‘책임’ ‘국민’ ‘코로나’가 7번씩 언급됐고, 대선 등 정권 재창출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국무총리 재임 시절 성과와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점을 들며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와 전례 없는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위기 속에서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이 ‘책임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협조하는 것을 넘어 당이 선도하는 당정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부동산 대책이나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당이 정부보다 현장에 더 밀착해 있기 때문에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일을 하겠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하는 일에 더 많은 제안을 한다든지 당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여야가 ‘민생·평화 연석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며 야당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당대표가 된다면 가장 먼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뵙겠다”며 “35년 동안 좋은 선후배로 지내왔다. 배울 것은 배우고 부탁드릴 것은 부탁드리며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최근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이 의원은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수요자나 청년층, 생애 첫 주택구매자나 전·월세 입주자에 대해서는 세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수도권의 경우 공급이 부족하지 않지만 서울 시내가 좀 부족한 상황”이라며 “서울시 유휴 부지를 활용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완화에 부정적 입장인 것에 대해서는 “시장의 생각이 확고하다면 다른 방법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겠다”고 했다.

당권 도전 선언을 대권과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경계했다.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의원은 “지금은 국난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 질문해준 것은 다음에 답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출마 선언과 함께 전당대회 캠프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이 의원을 돕고 있는 최인호 오영훈 박광온 의원이 주축이 돼 공보와 총괄 업무 등을 나눠 맡고 있다. 손학규 당대표 시절 이 의원이 사무총장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전혜숙 고용진 김병욱 의원도 물밑에서 지원에 나섰다. 이 의원은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홍영표 우원식 의원 끌어안기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9일 오찬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언론과의 스킨십도 넓혀갈 계획이다. 당권을 놓고 맞붙을 김부겸 전 의원은 9일 민주당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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