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7일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 도심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전 민주당이 공약했던 다주택 보유 의원들의 ‘주택 처분서약’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윤성호 기자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의 불길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번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전 민주당이 공약했던 다주택 보유 의원들의 ‘주택 처분서약’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다주택을 보유한 의원들은 “실거주 중” “사무실로 쓰고 있다” “곧 처분할 예정”이라며 해명에 진땀을 뺐다.

경실련이 집계한 민주당 의원 주택 보유 현황을 보면 180명(21대 총선 당선인 기준) 중 2주택 이상 보유자는 42명이다. 경실련은 6·17 부동산 대책 이전 투지과열지구 등에 2채 이상 보유한 의원 12명에게 6·17 대책 기준을 적용하면 9명이 늘어나 모두 21명이고,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63채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민주당의 다주택 소유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소속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자들은 실수요 외 부동산을 즉각 처분하라”며 “총선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권고를 한 뒤 이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이 가운데 시세 조사가 가능한 9명의 아파트 및 오피스텔 재산 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 4년간 부동산 가치가 평균 5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 중 박병석 국회의장이 보유한 서초구 아파트 가격이 2016년 3월 35억6400만원에서 지난달 59억4750만원으로 23억8350만원이나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만 40년간 서초구 아파트에 실거주 중이고 지역구인 대전 서구의 주택은 자가가 아니라 월세”라며 “서초구 아파트는 재개발에 따른 관리처분 기간이라 3년간 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가 7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민주당의 다주택 보유 의원들을 향해 ‘주택 처분 서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경실련은 투기지구·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주택을 가진 민주당 다주택 의원이 21명이며, 이들 가운데 재선 이상인 9명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 가치는 지난 4년간 평균 5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김지훈 기자

다주택자로 지목된 의원들은 “이미 팔았다”거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총 5채를 보유한 이개호 의원은 형제들이 함께 상속받은 시골집 3채와 관련해 지분 양도 및 포기 절차를 밟고 있고,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한 채도 곧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한 채씩, 경기도에 2채 등 4채를 보유한 임종성 의원 역시 4채 모두 내놨고, 팔리는 순서대로 매각하겠다고 했다.

김홍걸 의원은 서울 마포구와 강남구, 서초구에 한 채씩 3채를 보유 중이다. 김 의원은 “마포구 주택은 김대중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상속받은 것으로 기념관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강남의 실거주용을 제외한 한 채는 올해 안에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정 의원은 “20년 된 종로구 단독주택은 지난 6월 매각했다”며 “현재 경기도 남양주의 실거주 아파트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의원은 2채를 보유했으나 투기용이 아니라 실거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용선 의원은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쓰고, 제 명의 아파트는 어머니가 거주하고 있다. 매매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에 두 채를 보유한 이성만 의원도 “한 곳은 실거주 중이고 하나는 10평 내외 소형 오피스텔인데 여러 차례 내놨지만 안 팔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상혁 의원은 “마곡동 오피스텔은 사무실로 쓰려고 매수했고, 방화동 아파트는 지난해 3월까지 실거주했던 곳”이라며 “처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계속 뛰는 집값에 민심 이반이 심상찮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책을 고심 중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총선 기간 일부 누락됐던 의원 등을 비롯해 전체 의원들의 주택 보유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며 “전체 현황을 파악한 뒤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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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래 김용현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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