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회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주택을 보유한 국토교통위·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기재부·국토부 고위 공무원들에게 비거주 주택을 처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고위 공직자 다주택자 근절’을 천명한 정세균 총리의 일갈에 고위 공직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대체적으로는 ‘공무원이 시키면 해야지 어쩔 수 있나’라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런 반응들을 내놓은 이들은 다주택자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다주택자인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고위 공무원이 집을 내놓는다고 집값이 잡히느냐는 비판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당 국회의원부터 팔고 얘기하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중앙부처 차관 출신인 A씨는 8일 “고위 공직자는 1가구 1주택이 기본 원칙이고 지키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최고 목표로 두고 있는데 고위 공직자가 원칙을 안 지켜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A씨는 “과거부터 부처 국장이 되려면 자기 명의 토지가 없어야 하고 집도 자기 명의 1채여야 했다”며 “이건 불문율 같은 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가구 1주택은 고위 공직자의 기본 원칙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직들 사이에서도 엇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경제부처 현직 고위 공직자인 B씨는 “강제성을 띠게 될 거 같은데, 안 따르면 옷을 벗어야 하니 따르지 않을까 싶다”며 “공무원들 특성상 그냥 하라면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다른 부처 고위 공직자 C씨는 “팔라고 밀어붙이면 어쩔 수 없이 파는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본다”고 전했다.

반면 자신이 집을 매각해야 할 대상자인 경우 말은 못 해도 불만이 심하다고 한다. ‘늘공(늘 공무원)’이 아닌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이들의 경우 다주택자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임기가 끝나고 자리를 내려놓으면 매각 의무가 사라지는데 왜 팔아야 하느냐는 뒷담화가 무성하다.

서울에서 살다가 정부청사 이전으로 세종시에 부득이하게 내려와 ‘두 집 살림’을 하는 이들도 난색을 표한다. 자녀는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고 부부는 세종에 내려와 있는 경우다. 고위 공직자 D씨는 “아들이 고3인데, 갑자기 서울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기라고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냉소적인 반응도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 E씨는 “다주택 고위 공직자가 집 내놓는다고 100채가 넘겠나. 그런다고 부동산 가격이 잡힐까”라며 “현 정권 실세들이 앞다퉈 한 얘기로, 무의미한 ‘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역인 F씨는 “상징적인 의미라면 여당 국회의원부터 다 팔고 나서 재논의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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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신준섭 이종선 전성필 기자, 강주화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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