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일 내놓은 ‘7·10 부동산 대책’의 지향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주택자 말살’이다. 최대 6.0%의 종합부동산세를 물려 세 부담을 늘리고 부동산 법인, 임대 사업자라는 절세 창구를 막았다. 그렇다고 파는 일이 쉬운 것도 아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최대 70%까지 끌어올렸다. 세법 개정 전에 집을 안 팔면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태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대신 무주택자 등 서민들의 혜택을 높기로 했다. 집값을 끌어올린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도록 해 여론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 의도대로 흘러갈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강화된 규제가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져온다는 보장이 없다. 가격을 떨어뜨릴 공급책도 부족하다. 서민 혜택을 늘려봤자 살 물량이 없어 부동산 가격이 유지될 거라는 비관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일단 다주택자는 이번 대책으로 운신의 폭이 극단적으로 줄었다. 2021년부터 부담해야 할 종부세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시세 20억원어치의 다주택(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이가 올해 내야 할 종부세가 568만원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1487만원으로 2.6배가량 증가한다. 시세가 높을수록 종부세액은 가팔라진다. 기재부는 20만명 정도의 다주택자가 종부세 중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가늠했다. 전체 인구의 0.4% 수준이다.

우회로를 없앴다는 점이 이들을 더 옥죄는 부분이다. 논란이 됐던 부동산 법인을 통한 종부세 회피는 불가능해졌다. 종부세 기본공제 6억원을 없애고 일괄적으로 최고세율인 6.0%를 매긴다.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 개인보다 불리하다. 임대 사업자에게 부여하던 종부세 감면 혜택도 없어졌다. 추가 구매도 고려하기 힘들다. 2주택은 8%, 3주택 이상 및 법인은 12%의 취득세율을 매긴다. 주택이 3채인 이가 시세 10억원인 집을 한 채 더 산다면 기존(3000만원)보다 4배 늘어난 1억2000만원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다주택을 포기하는 일 역시 만만찮다. 1년 미만 보유 시 40%였던 양도세가 70%로 뛰어오른다. 시세 차익이 1억원이라면 세금만 7000만원을 내야 한다. 최소 2년 이상은 보유해야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그나마 분양권은 2년 이상 보유해도 이런 혜택이 없다. 다주택자의 퇴로를 차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부분이다.

무주택자에게는 각종 혜택을 주기로 했다. 무주택자에게 구매 우선권을 주는 ‘생애 최초 특별공급’ 비율을 국민주택의 경우 분양물량의 20%에서 25%로 높인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 대상이 아닌 민영주택에도 비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공공택지는 분양 물량의 15%, 민간택지는 7%를 적용한다. 6·17 부동산 대책 당시 논란이 됐던 1주택자의 규제지역 아파트 잔금 대출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기로 선회했다. 기존과 동일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한다.

극단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수요자가 눈여겨보는 핵심 요소인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문가 평가는 거의 없다. 주택공급방안을 조속히 마련한다고는 했지만 당장 시장에 풀 수 있는 공급 물량이 없는 게 문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극심한 매물 부족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급등하는 불안정한 시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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