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아 고개를 숙이며 조의를 표하고 있다. 장례는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간 치러진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 정·관계와 종교계,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의 조문이 종일 이어졌다. 여야는 장례 기간 중 정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날 불거진 성추행 의혹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박 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냈다. 빈소를 방문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께서 ‘박 시장님과는 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오신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여권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두관 송영길 전해철 의원 등이 조문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에 대해 “저와 70년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 해온 오랜 친구”라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묻는 기자를 향해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성추행 의혹을 언급한 기자를 한참 동안 노려본 뒤 “나쁜 XX 같으니라고”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여권 관계자는 “오늘은 추모만 하는 것으로 지도부 내에서 이야기가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권 주자인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손학규 전 의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박원순계’로 불리는 민주당 박홍근 기동민 김원이 허영 의원 등은 새벽부터 찾아와 자리를 지켰다.

미래통합당도 비판을 자제하고 애도를 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모쪼록 언행에 유념해주시기를 각별히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함에 따라 지난 8일 경찰에 접수된 성추행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진상규명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박 시장 측근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SNS상에 근거 없고 악의적이고 출처가 불분명한 글이 퍼져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이런 무책임한 (유포) 행위를 멈춰줄 것을 유족을 대신해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부터 박 시장과 관련된 정체불명의 글이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자 저지에 나선 것이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사건의 전말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3선인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더이상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피해자)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박 시장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박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를 찾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지지자는 “같은 여자로서 참교육을 시켜줄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상의 여론도 양분되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날 오전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오후 6시 현재 1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최지웅 문동성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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