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해야 잘 자란다?… 자녀의 자율권 빼앗는 부모들

서대천 목사의 교육 칼럼 <12>

SDC인터내셔널스쿨 학생들이 2018년 8월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진행된 ‘3·1 운동 10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통일 콘서트’에서 찬양하고 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교육으로 형성된 인생의 감성적 청사진(emotional blueprint)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부모가 돼서 신기하게도 어릴 적 형성된 그 청사진 안에서 자신의 부모와 똑같은 방식으로 자녀를 교육합니다. 어릴 적 청사진이 무의식중에 부모로서의 행동 패턴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행동 패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두려움’입니다.

부모인 나는 자녀가 잘되길 원하고 자녀에게 성공적인 삶을 물려주기 위해 한 행동 같지만 내면의 동기를 깊이 파고 들어가면 자녀에 대한 거대한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부모들은 그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자녀를 변화시키려 노력하지만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두려움 때문에 자녀의 인생을 망가트립니다.

이 두려움은 부모를 두렵게 하는 데서 절대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모의 두려움은 반드시 자녀들의 인생에 감성적 청사진을 형성시키고 자녀들은 그 청사진 속에서 누군가의 부모로서, 사회인으로서 살아갑니다. 자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자녀를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노력 이전에 부모 자신의 과거를 먼저 돌아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 나는 부모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았고 무엇이 내면의 두려움을 가져다줬는지 그리고 지금 나는 부모로서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자녀를 대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과거의 아픔과 내면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과정은 반드시 연단과 고난이 수반되지만 그 두려움을 지금 내가 끊어내지 않으면 반드시 내 자녀에게 대물림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성공적인 자녀교육을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부모의 두려움 5가지 중 지난 칼럼에 이어 세 번째를 제시합니다.

바로 ‘자녀에 대한 통제력 상실의 두려움’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자녀에 대한 통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녀의 모든 것을 자신이 통제하고 관리하며 오로지 자기 뜻대로 자녀가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자녀가 잘되고 성공할 거라는 이상한 착각을 합니다. 부모 자신에게 그런 삶을 살라고 한다면 정작 본인은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자녀는 자신의 통제에 복종하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자녀의 인생에서 자신의 통제력이 상실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정말 통제해야 할 것은 자녀의 삶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감정인데 통제의 대상을 착각하고 자녀의 인생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입니다.

자녀에 대한 통제력 상실을 두려워하는 부모들의 특징은 자녀가 절대 실수하는 꼴을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실수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줘야 하는데 끊임없이 자녀의 실수를 지적하고 잔소리만 늘어놓으면서 그것을 교육이라 착각합니다.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자녀의 자율권을 허락하면 자녀가 제멋대로 해서 실패할 거라는 생각에 자녀의 자율권을 빼앗아 버립니다. 그런 지나친 통제는 자녀가 부모의 부축 없이는 한 걸음도 혼자 내딛지 못하도록 자녀의 한쪽 다리를 부러트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다리가 부러진 자녀의 결정과 활동을 열심히 통제하다가 결국 부모 자신의 삶을 지치게 만듭니다. 그러면서도 자녀를 통제하다 지친 자기 자신을 아주 헌신적인 부모라 생각하고 부모의 역할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부모 자신이 자녀의 다리를 부러트려 놓고선 ‘나는 자녀 곁을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열심히 부축해 줬다’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입니다. 이런 비참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선 지금껏 내가 자녀에게 쏟은 열정과 노력이 진정한 사랑이었는지, 자녀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릴까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시작된 통제와 억압과 간섭이었는지 겸허히 돌아봐야 합니다.

자녀는 통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통제하려고 하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은 순간의 판단오류가 아닌 자녀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까 하는 부모 내면의 두려움 때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한 죄악으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 두려움이 부모로서의 진정한 사명을 잊게 했음을 인정하고 이제는 두려움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두려움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는 부모인 내가 자녀에 대해 가장 모르는 자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부모인 내가 내 자녀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교만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내가 자녀에 대해 가장 모르는 자이며, 나에게는 자녀를 통제할 능력이 없음을 주님 앞에 고백하고 주님의 도우심을 구할 때 우리는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그 두려움의 뿌리를 찾아 제거하는 것이 자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첫걸음입니다. 자녀와 싸움을 멈추고 부모 내면의 두려움과 싸움을 시작할 때, 자녀에게 행복한 인생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성공적인 자녀교육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서대천 목사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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