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 패권 다툼이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전선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TikTok)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스파이’로 지목하며 제재했던 미국이 이번에는 앱(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인 틱톡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틱톡은 중국의 정보통신(IT) 업체 바이트댄스가 만든 앱으로, 15초 분량의 짧고 특색 있는 동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중국은 물론 미국, 한국에서도 젊은 세대의 새로운 소통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틱톡의 다운로드 횟수는 3억1500만회에 달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앱애니는 2분기 전세계 다운로드·소비자 지출에서 틱톡이 1위를 차지했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틱톡의 미국 내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2700만명에 이르면서 유튜브, 페이스북 등 자국 미디어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 사용자 중 절반이 16~24세라는 점은 향후 틱톡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서운 성장세의 틱톡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산 SNS’가 미국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나아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틱톡의 퇴출 가능성을 거론했다. 중국 정부가 사용자 정보 제공을 요청할 경우 이에 응하지 않을 수 없어 개인정보의 유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틱톡에 대한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지난주 직원들에게 ‘보안 위협’을 이유로 스마트폰에서 틱톡을 지우라고 지시했다가 몇 시간 만에 “실수였다”며 번복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앞서 1억2000만명의 국민이 틱톡을 사용하던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 이후 앱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인도에 이어 미국에서도 금지 앱이 될 경우 서방 국가들에서 퇴출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틱톡의 정보유출 우려에 대해 미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고 지적한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 선임 부소장은 “중국 정부를 의심할 수는 있지만 틱톡이 중국 측에 훌륭한 정보 수단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틱톡이 미국 사용자들의 정보를 현지 서버에 저장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틱톡의 서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샘 삭스 예일대 법대 선임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당국 입김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했다”고 봤다. 국내 정부 기관도 틱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주 개인정보보호 의무 위반사항에 대한 행정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틱톡이 만 14세 미만 아동 개인정보 수집 시 필수적인 법정 대리인 동의를 받지 않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해외로 이전하며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틱톡은 2분기 앱 다운로드 순위가 16계단이나 상승한 6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MAU는 260만명을 넘어섰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 연합뉴스

틱톡은 이같은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이용자 보안이 최고의 중요성을 띠고 있으며,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약속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용자 정보는 서버를 두고 있는 국가의 법에 따라 운영되며 중국 정부가 접근할 권한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국 내 틱톡 서비스는 싱가포르에 있는 서버를 활용한다. 앞서 틱톡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대해 사이버 감시 논란이 커지자 홍콩 시장에서 철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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