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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행료 감면제도 개선하자

예충열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고속도로 건설유지비 총액 범위 내에서 징수하는 원가회수주의와 고속도로를 이용한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이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또한 정책적 목적에 따라 22가지의 감면제도가 함께 운영된다. 하지만 불합리한 부분이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 때마침 국토교통부에서 감면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는데 덧붙여 몇 가지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9년의 통행료 감면 총액은 3974억원으로 전체 통행료 수입의 9.7%에 달한다. 이 가운데 화물차 심야할인 비중이 가장 크고, 그다음은 경차 할인과 출퇴근시간 할인이다. 이 세 가지 할인이 전체 감면액의 59.8%를 차지한다.

먼저 화물차 심야할인의 경우 이용시간대에 따라 30~50% 할인을 적용한다. 이는 화물차 통행량을 분산하고 물류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과적·적재불량이 잦은 위반 차량에 대해서는 할인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과적은 화주의 무리한 요구에 의한 경우가 있으므로 화주에게도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경차 할인제도는 경차 보급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6년부터 시행돼 왔다. 그러나 경차는 고속주행 시 중대형차에 비해 많은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에너지 효율도 소형차보다 낮아 경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장려하는 할인제도는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출퇴근시간 할인제도는 서민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0년부터 시행돼 왔으나 막힐 때 요금을 올려 혼잡을 감소시키는 방식의 통상적인 혼잡요금제에 역행하는 부분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의 경우 평일 교통량은 하루 561만대에 달하는데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약 28.6%의 교통량이, 오후 2시부터 7시까지는 30.2%의 교통량이 집중돼 있다. 따라서 통행량이 적은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시간의 할인은 피크시간의 통행량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교통량이 집중되는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의 할인은 혼잡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내기 때문에 폐지하거나 오히려 혼잡통행료 개념의 할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대중교통이 열악해 선택의 여지가 적은 지역의 경우에는 이용자 비용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있으므로 유연근무제 확대 시행과 광역버스 서비스 확충이 병행되면 혼잡의 분산과 수단전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원가 회수와 이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징수되기 때문에 감면해주는 만큼 전 국민의 세금이나 다른 이용자의 통행료로 메꿔지고 있다. 따라서 화물차 심야할인제도의 보완, 경차 할인제도의 점진적 축소 또는 폐지, 그리고 출퇴근시간 할인제도의 개선을 통해 형평성 문제를 최소화하고 고속도로의 효율적 이용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예충열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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