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가득 적동과 칠보의 강렬한 색채 대비

‘컴포지션 인 블루-이광호 개인전’

‘컴포지션 인 블루-이광호 개인전’ 설치 전경. 리안갤러리 제공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카페 ‘동백’에 설치된 조명은 특이하다. 그물을 천장에서 늘어뜨린 것 같은 조형물 사이로 전구가 슬쩍 보인다. 그물 형태에서 바다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 조명을 디자인한 이는 이광호(40)씨다. 가구와 조명 디자이너로 고공행진을 해온 이 작가가 설치미술 작가로 변신했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리안갤러리에서 하는 ‘컴포지션 인 블루-이광호 개인전’(31일까지)에서 신작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카페 동백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그물처럼 엮는 데 사용했던 PVC 밧줄을 이번엔 뜨개질 기법으로 엮어 직사각형 입방체로 만들었다. 언뜻 의자처럼 보이는데 이건 작품이다. 그런데도 의자처럼 걸터앉아도 무방하다.

벽에는 금속 입방체 작품이 격자를 이루며 붙어 있다. 기성품 적색 동판을 잘라 이어 붙여 만든 것으로, 한쪽 표면에 푸른색 칠보를 바른 뒤 가마에 넣어 구웠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우발적 문양과 적동과 칠보의 붉고 푸른 색상 대비가 깊으면서도 강렬해 마치 미니멀리즘 추상 작품처럼 보인다. 이 금속 입방체도 바닥에 두면 걸터앉아도 될 것 같지만 액자처럼 벽에 걸어둠으로써 실용성은 거세되고 감상의 대상이 되었다.

홍익대 금속디자인학과 출신인 이 작가는 가구를 만들 때 써오던 짜기 기법과 적동과 칠보를 사용한 금속 공예를 다양하게 조합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가 추구하는 것은 순수한 조형적 아름다움이다. 그래서 전시 제목이 ‘콤포지션 인 블루’(파란색 구성)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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