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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강남도 강북도 같은 서울이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65조3870억원 vs 3조570억원. 2017년 기준 서울 강남구와 강북구의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GRDP가 가장 큰 강남구가 가장 작은 강북구보다 21.4배나 많다. 서울 내에서의 불균형이 이 정도일진대 전국적으로는 얼마나 심할까.

최근 정순균 강남구청장과 박겸수 강북구청장을 인터뷰했다. 민선 7기 취임 2주년을 맞아 그간 성과와 향후 구정 계획을 듣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 모두 더불어민주당 출신 구청장이다. 정 구청장은 초선이지만 참여정부에서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민주당 출신 첫 강남구청장이고, 박 구청장은 관록의 3선이다. 정 구청장은 2018년 취임 이후 ‘기분좋은 변화, 품격있는 강남’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남구가 지향하는 가치는 나, 너, 우리가 배려하고 존중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자. 그래서 부자들만 사는 동네, 그들만의 리그, 이기적인 졸부, 부동산 투기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강남구에서 걷은 재산세 2300억원을 서울시 공동세로 하여 나머지 24개 자치구에 분배했다고 소개했다. 정 구청장은 “왜 내가 낸 세금을 다른 동네에 퍼주느냐는 주민도 있다. 하지만 강남이 1등 도시, 맏형 도시답게 베풀면서 살아야 타 지역으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반면 강북구는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이 몰려 있는 강남구와 달리 변변한 상업시설 하나 없는 오래된 베드타운이다. 그나마 2018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한 달 살이 이후 서울시 지원을 받아 낙후된 지역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 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의 옥탑방 한 달 살이 결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강남과 강북에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면 안 되는구나’라는 것을 서울시 공무원들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강남권에 있는 인재개발원과 서울연구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옥을 강북 3개구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GBC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강남에만 쓰느냐, 서울시 전체에 쓰느냐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GBC 개발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의 혜택을 강남구만 받아서는 안 된다. 서울시 전체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강북에 횡단철도를 건설하는데 사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과거 논밭에 불과했던 강남을 처음 개발할 때 서울시의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강북구를 비롯한 다른 자치구도 강남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 2020~2021년 서울 전역에서 발생했고, 발생할 예정인 공공기여금이 모두 2조9558억원인데 강남3구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이 2조4000억원(81%)에 달한다. 서울시 인구의 17%(165만명)가 살고 있는 강남3구에서 서울 전체 공공기여금의 81%를 쓰는 셈이다. 이를 1인당 공공기여금 혜택으로 환산하면 강남3구는 145만원, 나머지 22개구는 6만8000원이다. 무려 21.3배 차이다.

하지만 현행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라 GBC 건설로 생긴 공공기여금 1조7491억원은 GBC 관련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속한 강남구와 송파구에만 사용하게 돼 있다. 이에 서울시는 시행령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해놓은 상태다. 박 전 시장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있지만 그가 추구했던 불평등 해소와 균형발전의 가치는 계승돼야 한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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