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병방동 한 주택에서 발견된 수돗물 속 애벌레 모습. 연합뉴스

검붉은 녹물 수돗물 사태로 지난해 여름을 달궜던 인천에서 이번에는 벌레가 둥둥 떠다니는 수돗물이 검출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애벌래 수돗물’이 5일 전에 처음 발견됐고 시내 전역으로 퍼져 나가는데도 인천시 상수도 당국은 아직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인체에 해로운 건 아니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서구에서 23건의 애벌레 수돗물이 신고된 데 이어 15일에는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도 14건의 추가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시민 101명은 국민신문고 등에 “당장 수돗물을 정상화하라”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했다. 인천시는 한국수자원공사,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조사에 착수했으나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 당국은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수처리과정에서 0.8~1.2ppm 농도의 염소를 투입해 곤충과 세균이 소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개체가 일반 가정 등까지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배수지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부평구 갈산동 저층아파트 6층에서 발견된 애벌레 수돗물을 부평정수사업소와 북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정수장에선 벌레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배수지에서 저수조 없이 아파트로 연결되는 직수방식이어서 수도꼭지에 깔따구가 알을 낳았다가 부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저층아파트 100여가구 중 민원이 제기된 6층 집에서만 애벌레 수돗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평구와 계양구에선 6월부터 수돗물에서 깔따구가 나왔다는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근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잔류 염소에 벌레들이 내성이 생겨 유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당용증 인천북부수도사업소장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남춘 시장에게 보고하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같은 팔당원수를 쓰는 정수장 업무가 서울·경기도와 다르지 않은데 유독 인천에서만 문제가 생겨 곤혹스럽다”고 했다.

시는 서구 왕길동·당하동·원당동·마전동 3만6000가구에 음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인천시교육청도 서구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39곳의 급식을 중단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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