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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30대 포모족의 갭투자

라동철 논설위원


나만 흐름을 놓치거나 대세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을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고 한다. 일종의 군중심리인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여러 나라에서 화장지 등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린 건 포모 증후군이 촉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청년들에게 번진 비트코인 열풍,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박’을 노리며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뛰어든 ‘동학개미운동’도 이 증후군으로 설명이 가능할 수 있겠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30대 청년들이 주력군으로 떠오른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4328건 가운데 30대가 거래한 게 1257건(29.0%)이었다. 40대(1204건, 27.8%)를 제친 1위였다. 이들 30대는 자신의 소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가 아파트를 거침없이 사들였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 진다는 생각, 부동산으로 돈을 벌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인식이 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을 게다. 아파트로 단기간에 수억원을 벌었다는 성공담을 접하면 마음이 급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금수저가 아닌 바에야 돈이 부족하니 청년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아야 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서울 강북권이나 수도권 신도시의 구축 아파트, 미분양돼 무순위 청약으로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가 주 타깃이었다. 정부가 갭투자를 겨냥해 대출을 규제하는 6·17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 청년들 사이에서는 ‘현금부자는 놔두고 청년 사다리만 걷어찼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30대 포모족의 앞날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대출 이자 갚기에도 버거운 하우스 푸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집값이 오르면 그나마 낫겠지만 하락하면 감당할 수 있을는지. 그래도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집값이 안정돼야 할텐데. 갭투자를 통해서라도 계층 상승의 사다리에 올라타겠다고 발버둥치는 청년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난감하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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