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뭉쳐 힘을 얻다 “최종 목표는 해외 선교”

이중직 목회자·출국 못한 선교사·신학 교수

선교야구단 ‘데이비드 스톤즈’의 감독인 강유겸 서울 두드림교회 목사(뒷줄 오른쪽 첫 번째)와 선수들이 19일 경기도 고양의 한 실내연습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강유겸(48) 서울 두드림교회 목사가 야구 배트로 친 공이 연습장을 가로질러 내야수 앞으로 굴러간다. 영어로 ‘데이비드 스톤즈(David stones)’라고 적힌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매서운 눈으로 날아오는 공을 쳐다보지만, 이리저리 튀며 날아오는 공은 야속하게도 글러브를 비껴가기 일쑤다. ‘펑고’라고 부르는 야구의 수비 훈련이다. 강 목사는 포기하지 않고 공을 놓친 선수에게 다시 타구를 날렸다. 글러브로 공을 잡아 송구에 성공하자 곳곳에서 “나이스”라며 격려가 쏟아진다. 30분간 쉬지 않고 공을 치던 강 목사가 선수들에게 외쳤다.

“2분 쉬고 지옥의 펑고 다시 시작합니다.”

19일 경기도 고양의 한 실내 야구 연습장에서 진행된 초교파 선교야구단 데이비드 스톤즈(다윗의 돌들)의 연습 장면이다. 원래 예정됐던 필코치 선교야구단과 연습경기가 취소되면서 실내 연습으로 바뀌었다. 오후 8시부터 2시간여 진행된 훈련에 평균 연령 45세인 선수들의 머리와 유니폼이 땀에 흠뻑 젖었다. 최고령 선수인 김형락(50) 서울신학대 교수는 반복되는 훈련으로 손바닥에 상처가 생겼다. 그래도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구단주이자 감독인 강 목사는 장애인야구단에서 8년간 국가대표로 뛴 베테랑이다. 목회와 함께 야구 심판과 강습 등을 이어오던 그는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 페이지를 통해 야구를 좋아하는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3개월 전 창단을 결심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모집 공고를 보고 23명의 선수가 모였다. 전북 전주, 전남 나주, 경기도 화성 등 전국 곳곳의 목회자와 선교사가 매주 주일 저녁 연습을 위해 경기장에 모인다.

선수의 실력은 제각각이지만 훈련은 체계적이다. 강 목사와 고교 선수 출신의 연제광(42)씨가 코치로 참여한다. 강 목사는 “일반적인 사회인 팀은 시합 위주로 하다 보니 부상도 많고 분위기도 경직된 곳이 많다”며 “목회자팀인 만큼 승패에 연연하기보단 다치지 않도록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단합할 수 있는 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창훈 아현성결교회 부목사(왼쪽 첫 번째)가 강 목사에게 타격 지도를 받는 모습.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강 목사를 비롯한 야구단의 구성원 대부분은 주일엔 사역하고 평일에는 다른 직업을 갖고 일하는 이중직 목회자들이다. 늘 바쁜 이들에게 데이비드 스톤즈는 삶의 활력소이자 재충전의 시간이다. 이재호(39) 높은뜻광성교회 부목사는 “일 아니면 목회밖에 없는 삶을 살아왔는데, 야구에 집중하는 이 시간이 삶을 건강하게 하고 활력을 얻게 한다”고 했다. 송창훈(38) 아현성결교회 부목사는 “감독님을 비롯한 목회자들이 승패보다는 쉼을 얻고 교제하는 것을 목표로 운동하고 있다”며 “차근차근 훈련하면서 실력을 함께 올리니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출국이 어려워진 선교사들도 야구를 통해 재정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로 출국 예정이었던 류근원(사역명·40) 선교사도 그중 하나다. 류 선교사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모인 팀이다 보니 처한 상황과 관심사가 비슷해 함께 땀 흘리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야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다. 강 목사는 올해 초 한국·라오스 국제야구대회 심판으로 라오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회는 취소됐지만, 친선경기에서 선수와 심판으로 뛰면서 야구선교의 목표를 분명히 하게 됐다. 야구단은 내년에 다시 열릴 한국·라오스 국제야구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강 목사는 “올해 초 라오스를 방문해 야구가 훌륭한 선교 도구임을 경험했다”며 “데이비드 스톤즈도 코로나19로 생긴 휴식 시간 동안 재정비를 한 후 몽골 라오스 등 선교지 대회에 참가해서 교류하며 기도하는 등 하나님을 위해 우리가 해나갈 수 있는 선한 일들을 찾아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류 선교사도 “선교지에서 야구라는 선교 도구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선교지에 돌아갔을 때도 데이비드 스톤즈와 야구를 통해 선교의 발판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고양=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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