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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행정수도 완성론

라동철 논설위원


세종시에는 정부 부(部) 18개 가운데 13개, 5개 처(處) 가운데 3개가 입주해 있다. 하지만 세종시는 행정수도가 아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특별법에 따른 부처 이전이 마무리된 지금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여성가족부는 여전히 서울에, 법무부는 과천에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정부 부처와 긴밀히 소통해야 할 국회가 자리 잡고 있는 서울시가 행정수도이자 국가 행정의 중심지다.

세종시가 행복도시에 머물게 된 것은 노무현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여야의 압도적 찬성으로 국회를 통과해 2004년 4월 시행됐지만 그해 10월 헌재는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조선왕조 이래 형성된 관행이자 관습헌법’이라는 논리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결국 행정수도 이전은 청와대와 국회, 일부 부처 등이 제외된 행복도시(세종시) 건설로 쪼그라들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여권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재추진하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명분은 역시 국토균형발전이다. 행복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통계청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인구는 2596만명으로 비수도권 인구(2582만명)를 추월한다.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 과밀화와 부동산 문제 해결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청와대·국회,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 이전에 53.9%가 찬성해 반대(34.3%)를 압도한 걸 보면 여론도 우호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당정청이 한목소리로 행정수도 완성론을 들고나오는 게 꺼림칙하다. 국면 전환용이 아니냐는 야당의 의혹 제기가 딴죽걸기로만 보이지 않는다. 행정수도 이전은 국가 백년지대계인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충분한 준비와 논의 과정을 통해 국민과 야권을 설득해야 할 사안이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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