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선교, 내게 가장 먼 땅끝은 내 자신

호성기 목사의 선교의 ‘제4 물결’을 타라 <23>

호성기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왼쪽 두 번째)가 2016년 2월 과테말라 선교 때 안토니오(오른쪽 두 번째)와 그의 아내, 모친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던 안토니오는 필라안디옥교회에서 예수를 인격적으로 영접하고 과테말라로 돌아와 새 삶을 살고 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선교는 땅끝까지 가야 한다. 땅끝까지 이르는 선교는 어떤 선교일까.

땅끝은 내가 있는 곳으로부터 가장 먼 곳을 말한다. 내게 가장 먼 곳이 어디일까. 사도 바울에게는 당시 지리적으로 가장 먼 곳이 서바나(스페인)였다. “이제는 이 지방에 일할 곳이 없고 또 여러 해 전부터 언제든지 서바나로 갈 때에 너희에게 가기를 바라고 있었으니.”(롬 15:23) “그러므로 내가 이 일을 마치고 이 열매를 그들에게 확증한 후에 너희에게 들렀다가 서바나로 가리라.”(롬 15:28)

그러나 사도 바울에게 지리적인 차원을 넘어서 가장 멀었던 땅끝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을 가장 심하게 핍박한 곳, 정신적·영적으로 가장 먼 곳이었을 것이다. 바로 로마다. “내가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행 19:21) “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르시되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거한 것같이 로마에서도 증거 하여야 하리라 하시니라.”(행 23:11)

이처럼 개인에게 있어서 땅끝은 지리적인 땅끝도 의미하지만, 정신적·영적으로 가장 큰 고통과 부담을 주는 곳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의 가장 먼 땅끝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인 것 같지만, 사실 가장 멀 때가 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인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잘 모른다. 내가 가장 미워하는 원수와 적은 결국 다른 먼 데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일 수 있다.

예수님도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안 식구리라”(마 10:36)고 하셨고, 바울도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고백한다.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고전 9:27)

‘전 세계를 다니며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선교했는데 정작 나는, 나는 복음을 받았는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새로운 피조물이 돼 사는가.’ 자신은 변화 받지 못한 채 강퍅한 선교지가 돼 살면서 선교지를 다니는 사람도 있다. ‘선교사가 어떻게 저렇게 살지. 선교사가 무슨 정신으로 그런 짓을 하지.’ ‘정말 예수 믿는 사람이 맞아?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을까.’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선교지는 바로 나 자신이다.

미국 필라안디옥교회는 한어교회, 영어교회, 스패니시교회, 다민족교회, 시티교회 등 5개 교회에 다민족이 함께 모인 공동체다. 과테말라에서 미국에 돈을 벌 목적으로 왔다가 성도들에게 복음을 전해 듣고 스패니시교회에 나온 성도 중에 안토니오(Antonio)라는 형제가 있었다. 그는 불법체류자, 알코올 중독자, 노숙인, 동성애자라는 4중고를 짊어지고 살던 사람이었다.

한 사람의 인생 속에 인생의 막장이 모두 들어있는 죄인의 종합편이었다.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는 것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극적이었다. 여러 번 체포돼 추방을 반복하다가 성공했다. 구사일생으로 밀입국해 열심히 돈을 벌어서 고향에 있는 노모를 편히 모시려 했다. 효심을 갖고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에 온 것이다.

국경수비대도, 법도 용케 잘 피했다. 역경을 헤치고 인간승리를 했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국경수비대도, 법도, 경찰도 아닌 그 자신의 정욕이었다. 자신을 옭아매어 죄 속에, 먹고 마시는 삶 속에, 인생의 막장에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의 적은 그 자신이었다.

스패니시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던 어느 주일 안토니오가 들어오자 술 냄새가 본당에 가득했다. 교회에 나올 때 그의 손톱은 여성처럼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스패니시 동료들은 그를 조롱하며 남성 이름인 ‘안토니오’를 여자 이름처럼 바꿔 ‘안토니아’로 불렀다.

스패니시교회 담당은 양충언 목사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복음으로 치유해 나가기 시작했다. 양 목사와 선교팀은 과테말라로 단기선교를 갔을 때 일부러 안토니오가 살던 시골 마을로 찾아가 그의 노모를 만났다.

돈보다 귀한 것이 한 영혼이다. 아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노모도 돈만 생각하지 말고 아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합심해서 기도했다.

안토니오는 훗날 예수님을 영접하고 새사람이 됐다. 아버지 집으로 돌아간 탕자처럼 노모가 계신 과테말라로 돌아갔다. 단기선교팀과 함께 과테말라에 선교하러 갔을 때 안토니오는 노모를 모시고 결혼한 아내와 함께 나왔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안토니오는 4중고의 인생 막장을 벗어나 완전히 새사람이 돼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안토니오는 미국의 법과 국경수비대를 이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에 들어왔던 악한 영을 물리치고 가장 먼 선교지였던 자신을 선교했다. 그에게 땅끝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나 자신이었다. 이것이 세계전문인선교회(PGM)가 주장하는 땅끝 선교다.

호성기 목사 <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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