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브루더호프 공동체’ 100주년… 설립자 아놀드 저서 속속 출간

브루더호프 구성원들이 농작물 재배를 위해 친환경 거름을 사용하고 있다. 브루더호프 제공

“부당함을 견디되 부당한 일에 참여하지 마십시오. 불의로 말미암아 괴로울 때는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라고 기도한 예수처럼 최선을 다해 불의에 맞서는 게 우리 의무입니다.” “우리는 사유재산 없이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위해, 우리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삽니다.”

국제기독교공동체 브루더호프 설립자인 에버하르트 아놀드. 브루더호프 제공

나치 치하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회개를 촉구했던 독일 신학자 에버하르트 아놀드(1883~1935). 그는 저서 ‘하나님의 혁명’(비아토르)에서 자신이 비폭력·무소유를 천명한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아놀드는 아내 및 다섯 자녀와 함께 1920년 독일 자네츠에 신앙공동체를 세웠는데, 이게 국제기독교공동체 브루더호프(Bruderhof)의 출발이다. 브루더호프 설립 100주년을 맞아 아놀드의 책들이 올 초부터 국내에 연달아 출간됐다.

지난 2월 출간된 ‘초기 그리스도인의 육성’(대장간)은 로마제국의 박해로 순교자가 속출했던 1세기 초대교회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고 말한 터툴리안과 오리겐, 폴리캅, 이레니우스 등 초대 교부의 삶과 신앙이 기록됐다.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예수의 말뿐 아니라 초대교회를 비방한 이들, 당대 로마제국의 이교도 이야기도 같이 수록돼 흥미를 더한다.

지난 5월 나온 ‘소금과 빛’(쟁기출판)은 아놀드의 산상수훈 강연과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아놀드는 산상수훈의 말씀이 기독교인의 일상에서 실현됨은 물론, 최종적인 삶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놀드처럼 나치에 맞섰던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와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이 추천사를 썼다.

브루더호프 100주년을 맞아 올해 출간된 책들. 브루더호프 제공

지난 1일 출간된 ‘하나님의 혁명’은 아놀드가 남긴 강연 메모와 브루더호프 방문자를 대상으로 한 수업 내용을 정리해 펴낸 것이다. 아놀드는 1차 세계대전 발발 전부터 20년대 말까지 독일 전역을 순회하며 기독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나님 나라와 복음, 그리스도의 정의와 공동체에 관해 설교했다. 그리스도인이 비폭력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 빈곤과 고통에 관한 이해, 세상 혁명과 하나님의 혁명 간 차이를 주요 주제로 다룬다. “우리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평화를 드러내야 한다”며 비폭력과 조건 없는 용서, 무소유를 강조한 아놀드의 주장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브루더호프는 초대교회처럼 사유재산 없이 공동으로 모든 것을 나누는 삶을 추구한다. 빈부격차도, 직업의 귀천도 없다. 어린이 목재 교구와 장난감, 장애인 보조기구 제작 등이 주 수입원이다. 수입은 공동체 운영뿐 아니라 전 세계 기아와 문맹 퇴치 등을 위해 쓰인다. 현재 독일 영국 미국 호주 등 전 세계 23개국 브루더호프 공동체에 2700여명이 거주 중이다. 한국 브루더호프는 강원도 태백에서 출범을 준비 중이다.

양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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