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숲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 안식을 누린다

뉴노멀… 전국 치유의 힐링 쉼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 어느덧 반년. ‘이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처럼 많은 게 바뀌었다. 꿀맛 같은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해외로 떠나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일을 접고, 사랑하는 이들과 소소하게 주변을 찾는 것이 대세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쳤던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작은 여행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표준, 즉 ‘뉴노멀’이 됐다.

그 중심에 산과 숲이 있다. 즐겁지만 피곤한 곳보다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지금은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하기 때문일테다. 아직 코로나19가 첩첩산중(疊疊山中)인 지금, 울창한 산림 속에서 새롭게 몸과 마음을 추스려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코로나19와 맞서 싸울 힘이 생길지도 모른다.

숲이 주는 안식, ‘산림치유’가 최고

산림이 인간에게 주는 가장 큰 혜택은 뭐니뭐니해도 힐링이다. 그 중에서도 숲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힐링하는 산림치유는 최근 가장 ‘핫’한 콘텐츠로 부상했다.

경북 영주시·예천군 일대에 위치한 국립산림치유원. 마실치유숲길에서 명상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산림청 제공

경북 영주시·예천군 일대에 위치한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은 백두대간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이용하는 대단지 산림치유시설이다. 전체 면적은 무려 2889㏊에 달한다.

이곳은 산림치유 활성화를 위한 각종 기능이 통합된 ‘세계 최대이자 유일의 산림치유 거점’이라 불린다. 실제로 산림치유 서비스 제공을 비롯해 산림치유 전문인력 역량 강화, 산림치유 관련 프로그램·상품 개발, 산림치유 자원조사 및 프로그램 효과 분석 등의 기능을 갖춘 전천후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주 주치지구와 예천 문필지구로 나뉜 국립산림치유원은 각 지구에 크고 작은 치유시설과 숲길·정원을 마련해 놓았다. 운영은 연중무휴이고 개인 및 단체 방문이 가능하다. 주단위로 장기 산림치유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장성치유의숲은 참가자들이 각 생애주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장성치유의숲 산림치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숲길을 걷고 있다. 산림청 제공

전남 장성군 서삼면에 위치한 ‘장성치유의숲’은 대부분 편백나무·삼나무로 구성돼 피톤치드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숲길의 테마 역시 다양하다. 건강숲길과 숲내음숲길, 산소숲길, 맨발숲길, 물소리숲길, 하늘숲길 등 경사도에 따라 총 6곳이 개설돼 있다.

장성치유의숲은 각 생애주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소외계층을 위한 숲체험 교육사업, 공직자·소방공무원·암환우·임신부 등 다양한 이들을 위한 치유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5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각 테마별로 4~5개의 단위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창원치유의숲’은 경남 창원시 진해 벚꽃길·창원시 둘레길 일주코스 등과 연계돼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진해만과도 가까워 치유의숲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상층림을 이룬 편백나무는 수령이 대부분 30년을 넘어선다. 그 아래에는 녹차나무·야생민들레 등이 자라나 숲의 다양한 생태를 감상할 수 있다.

창원치유의숲은 회당 5000~1만원을 내면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창원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이 가능하며 한 회당 10~20명이 참여할 수 있다.

제주도의 ‘서귀포치유의숲’은 산간 지역의 집터, 숯가마 터, 올레, 잣담 등 옛 제주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자연을 넘어 사람·역사까지 숲에 녹아있는 신개념 치유공간이란 평을 받는다.

서귀포치유의숲은 한라산 조망이 가능한 해발 760m 시오름 일대의 편백나무 군락지, 한라산 둘레길 및 호근 산책로 등과 연계돼 있다. 특히 매주 수요일에는 코로나19 현장 종사자와 도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특별 산림치유프로그램인 ‘위로의 숲’도 운영한다.

이밖에 민간산림교육센터인 충북 충주의 ‘깊은산속옹달샘’과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 역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는 장소다. 깊은산속옹달샘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명상과 웰빙음식을 즐길 수 있고, 천리포수목원에서는 1만6700여 종류에 달하는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명품숲길, 걸으며 심신 달래기

다양한 프로그램이 부담스럽다면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다. 등산뿐 아니라 트레킹, 산림레포츠도 가능한 우리나라의 명품숲길은 사람들의 수많은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스타일로 조성돼 있다.

수도권에 살고 있다면 서울의 역사·문화·자연생태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서울둘레길’이 제격이다. 서울둘레길은 길 곳곳에 휴게시설과 북카페, 쉼터 등이 마련돼 휴식과 탐방의 완급조절이 쉽다.

중간 중간 마련된 시설에서 스탬프 28개를 모두 찍으면 완주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도보 구간은 초보자를 위한 안양천코스부터 상급자 코스인 수락·불암산 코스까지 총 8개로 구성됐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서울의 숨은 모습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2008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지리산둘레길’은 전북·전남·경남 등 3개 도와 120여개 마을을 잇는 295㎞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산림청 제공

2008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지리산둘레길’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둘레길 코스다. 전북·전남·경남 등 3개 도 안에 있는 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 등 5개 시군, 그 안의 21개 읍면 및 120여개 마을을 잇는 295㎞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둘레길 자체가 워낙 길다 보니 선택할 수 있는 코스 역시 매우 다양하다. 2시간 30여분이 소요되는 하동읍~서당 구간부터 8시간동안 20.5㎞를 걸을 수 있는 인월~금계 구간까지 20여개 코스가 준비돼 있다.

우수한 산림자원과 만나고싶다면 ‘금강소나무숲길’을 걷는 것도 좋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유전자보호구역과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서식지가 포함돼 있다. 특히 과거 보부상들이 오가던 ‘십이령’ 중 4개 고개가 속해 있어 보부상이 된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유전자보호구역과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서식지, 과거 보부상들이 걸었던 십이령 중 4고개가 코스에 포함됐다. 산림청 제공

금강소나무숲길은 생태계 보존을 위해 예약탐방가이드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한달 전부터 가능하며 각 구간별 선착순으로 80명만 허용된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독특한 지역을 보고싶은 이들은 ‘DMZ펀치볼둘레길’을 찾으면 된다.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고 잘 보존된 청정 DMZ 숲을 만날 수 있고,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DMZ의 특색인 지뢰밭 길을 통과해 대암산 능선을 따라 걸으면 금강산·무산·스탈린고지 등 북녘의 풍경을 감상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 내에 조성된 곳인 만큼 DMZ펀치볼둘레길도 예약탐방가이드제도를 운영 중이다. 탐방 인원은 1일 200명까지이며 하루 2차례 탐방이 진행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숲길은 혼자보다는 둘 이상이 안전하고, 출발 전 일몰시간을 확인한 뒤 정해진 길을 이용해야 한다”며 “자신의 체력에 맞는 거리만큼 걸으며 안전하게 숲길을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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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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