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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적 협력 통해 세계 복음화·인간화 실현해야

세계복음화 킹덤 비전을 가져라 <13> 킹덤 마인드의 열매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 소속 한국인 선교사와 베네수엘라 성도들이 2015년 8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근교에서 여름수련회를 갖고 복음화 전략을 나눴다.

교회 사역은 하나님의 선교를 위한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킹덤 비전의 관점에서 선교지 교회와 파송 교회 간의 상호협력 관계는 어때야 할까.

먼저 ‘교차문화 선교사역의 열매’에 대한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사역의 주체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일하는 동역자다. 이것을 믿는다면, 교차문화 선교사역의 열매는 하나님의 선교 동기와 목적에 부합해 맺어지는 내외적인 결실을 뜻한다. 선교 사역의 열매는 하나님의 선교를 좇아가는 순수한 선교적 동기에서 나온 복음화와 인간화 간 창조적 협력으로 맺어지는 결과물이다.

기독교인의 대다수가 서구보다 남반구에 분포돼 있다. 선교 대상 지역의 구분이 없어진 현대에 교차문화 선교사역의 열매는 선교지 교회와 파송 교회 간의 동반자적 관계 없이는 결코 맺어질 수 없다.

19·20세기 제국주의의 팽창과 맞물려 성장한 서구 선교사역의 결과, 복음의 불모지였던 비서구권에 신생 교회가 설립됐다. 선교사들은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교육을 통해 현지 지도자를 양성하는 중요한 사명도 감당했다.

하지만 선교지 리더와 서구 선교사 간의 동반자적 관계는 1971년 동아프리카 장로교의 사무총장이었던 존 가투(John Gatu)가 ‘선교사 모라토리엄’을 제안하기까지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았다.

짐바브웨 출신 미국인 선교학자 로버트 리스(Robert Reese)에 의하면, 가투의 의도는 선교사역의 불필요성 혹은 아프리카 교회의 고립을 주장한 것이 아니다. 아프리카 교회와 서구 선교사 간 관계성을 재고하기 위해 일시적인 시간을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도 가투의 주장은 비선교적이고 비복음적이라는 오해와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아프리카 교회가 정체성을 찾고, 서구 선교사에 의존하는 현실을 극복해 세계 복음화를 위해 상호협력하는 동등한 동반자가 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선교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선교 지도자들은 선교지 교회 지도자와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더 나아가 세계 복음화를 위한 상호협력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는 타문화권 대학생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양성하는 것을 주된 선교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존 네비우스(John Navius)에 의해 한국에 적용된 자전, 자립, 자치의 삼자 원칙을 선교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다.

UBF는 수십 년의 선교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파송 선교사에 의해서 설립된 교회가 자전과 자립을 넘어 자치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10여년 전부터 현지인들에게 리더십을 이양하도록 권고해 왔다.

실제 다수의 선교지 교회에서 이 정책은 실현되고 있다. 그리고 각 선교지의 상황을 고려하며 현지 리더들과 선교지도부 및 선교사들 간 동반자적 관계와 상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필자는 1996년부터 약 17년 동안 대학생 선교사역을 했다. 현지에 설립한 베네수엘라 교회는 2013년 현지 제자들에게 리더십을 이양했다. 그때만 해도 자전과 자립이 잘 이뤄지고 있었고 자치의 기초 또한 놓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극심해진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로 선교지 교회가 자립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갔다. 많은 국민이 난민이 돼 해외로 탈출하는 상황에서 복음 전파마저도 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 선교 본부는 교회와 리더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삼자 원칙의 정책을 추구하면서도 선교지 상황에 따라 자립의 정책을 유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폴 히버트(Paul Hiebert)의 지적대로 삼자 원칙이 선교지 교회의 효율적 복음전파를 저해하고 오히려 교회를 고립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극복한 사례다.

그럼, 교차문화 선교사역의 열매를 맺으려면 우리에게 어떤 영성이 필요한가. 첫째, 견고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자기성찰의 영성이다. 건설적인 비평이 동반되지 않는 모방은 신앙과 신학 정체성을 흐리게 한다.

또한, 우리 자신에 대한 솔직하고도 예리한 성찰이 없다면 이미 우리 속 깊이 침투해 있는 세속주의, 성공주의, 물질만능주의, 성장우선주의 같은 병폐를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선교 동반자에게 전달하는 심각한 잘못을 범하게 될 것이다.

둘째, 상호 존중하는 겸손의 영성이다. 현대의 교차문화 선교사역 대부분은 선교지의 신앙과 신학이 형성된 곳에서 이뤄진다. 외부자인 선교사는 자신의 신앙과 신학을 내부자들에게 가르치기 전에 먼저 내부자의 신앙과 신학을 깊이 존중하고 면밀히 연구하며 배우는 겸손함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며 교제와 대화를 통해 서로 배워 나갈 때 신앙과 신학을 풍성히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진정한 동반자적 협력관계 속에서 세계 복음화와 인간화는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서영준 선교사
약력=고려대 법학과 졸업, 미국 풀러신학교 목회학 석사 및 실천신학 박사, 베네수엘라 복음주의연합회 이사 역임. 현 UBF 세계선교부 위원장, 킴넷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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