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 잘라내듯… 품 안의 자녀 분리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

서대천 목사의 교육 칼럼 <14>

SDC인터내셔널 스쿨 학생들이 지난해 2월 경기 안양아트센터에서 진행된 ‘3·1운동 100주년 기념 SDC 나라사랑 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캥거루족’의 증가입니다. 캥거루족이란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댄 채 사는 자녀들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 시대 많은 자녀들이 독립해 스스로 삶을 책임질 나이가 됐는데도 여전히 부모의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 자신의 두 발로 세상에 내딛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캥거루족의 연령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부모를 모셔야 하는 나이가 됐음에도 나이 들어 힘이 빠진 부모에게 아주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돌보고 책임지길 요구하는 안타까운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쏟은 투자와 열정이 언젠가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부모들의 꿈과 기대가 완벽히 무너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캥거루족 이야기는 절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생 자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하다 늙어 버린 부모에게 여전히 “이것 해 달라 저것 해 달라”고 요구하며, 더 이상 자신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 부모를 가차없이 버려 버리는 상황이 바로 우리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자녀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찬 마음을 사랑이라고, 두려움으로 인한 선택과 행동을 교육이라고 착각한 기성세대들이 마주하게 될 결과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가슴 아픈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부모의 두려움 다섯 가지 중 마지막 다섯 번째를 제시합니다. 바로 부모의 품 안에서 자녀를 분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자녀들은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분리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들을 경험하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며 성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고난과 역경들을 자녀 홀로 경험하면 어떻게 될까 불안해하며 자녀를 부모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에 대해 강한 두려움을 갖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10대에 실패를 경험하는 것은 너무나도 건강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부모들은 그것을 자신의 실패라 여기며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 두려움으로 인해 자녀가 성숙한 인생의 책임자로 성장할 기회를 완전히 빼앗아 버립니다.

자녀를 분리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진 부모들은 지나치게 자녀를 통제하려 하고 자녀에게 자유를 주는 것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느낍니다. 자녀가 부모 자신과 다른 관심이나 의견을 가질 때, 그것을 자신에 대한 반항과 배반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녀가 부모의 계획과 다른 길을 선택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도록 만들고, 부모와 다른 생각을 말할 때 수치심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 교육에 길들여진 자녀가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착한 행위라 착각하고 자녀와 밀착된 상태를 안정적이라고 느끼며 자녀에게 집착합니다.

이런 부모들은 자녀가 하나의 독립체로서 자주성을 갖고 살게 하는 선택을 하기보다 부모 자신의 기준과 생각에 잘 따라오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선택을 합니다. 그 결과 부모와 자녀 사이에 위험한 수준의 밀착이 형성되고 지나치게 서로 의지하는 관계가 됩니다. 그렇게 지나친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성장한 자녀들은 점점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스스로 판단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창피함을 느껴 아주 소심하고 수동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제는 자녀와 연결된 탯줄을 잘라내야 합니다. 아이를 분만하고 탯줄을 잘라내야만 스스로 호흡하고 영양을 섭취하는 온전한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스스로 실패를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탯줄을 자르지 못하게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능력과 힘으로 절대 자녀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으며 오직 예수님께 우리의 모든 주권이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부모인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식과 영양제로 자녀의 건강을 관리한다 하더라도 주님이 암에 걸리게 하신다면 반드시 걸리게 돼 있습니다. 반면 자녀를 죽이려는 살인자가 사방에서 달려든다 할지라도 주님이 지켜주시면 그 누구도 자녀의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부모와 자녀의 인생을 마비시키던 그 지긋지긋한 모든 두려움은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 당장 부모인 내가 죽는다고 가정할 때 이 세상에 남겨진 자녀가 걱정된다면 그것은 자녀를 향한 사랑이 아닌 두려움입니다. 내 자녀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십니다. 우리의 모든 주권과 생사화복은 예수님께 있음을 믿는, 믿음의 부모가 될 때 자녀의 인생을 온전한 사랑으로 양육할 수 있습니다. 사랑 안에는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내쫓습니다.(요일 4:18) 온전한 사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사랑하는 믿음의 부모가 돼 인생을 짓누르던 모든 두려움으로부터 온전히 해방되는 축복이 임하길 소망합니다.

서대천 목사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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