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주년 LG아트센터의 가치, 향후 20년에도 폭넓게 실현”

이현정 기획팀장

‘LG아트센터의 안방마님’으로 불리는 이현정 기획팀장의 모습. 1996년 12월 김의준 전 대표에 이어 LG아트센터에 두 번째로 합류했다. 20년간 수많은 공연을 기획했고 지금은 코로나19 이후의 청사진을 구상 중이다. 최종학 선임기자

LG아트센터는 2000년 3월 개관 이래 국내 첫 연간 시즌제 도입, 패키지 티켓 판매, 초대권 없는 극장 등을 표방하며 한국 공연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번듯한 ‘성년식’을 개최할 법하지만 조용하다.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공연계가 미증유의 타격을 입은 가운데 LG아트센터 역시 밀로 라우의 ‘반복-연극의 역사’ 등 기획공연(ComPAS) 11편을 모두 취소했기 때문이다.

LG아트센터는 개관 이후 연극, 무용, 재즈, 월드뮤직을 중심으로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화제작을 국내에 소개하는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LG아트센터의 공연을 총괄하는 이현정 팀장은 27일 국민일보와 만나 “사실 이렇게 다 취소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LG아트센터는 온라인으로 눈을 돌려 지난 5월 초부터 두 달간 디지털 스테이지 ‘컴온(CoM On·CoMPAS Online)’ 시즌1을 선보였다. 매튜 본의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 등 LG아트센터와 협력 관계인 아티스트들의 작품 9편을 무료 스트리밍한 것이다. 이 팀장은 “온라인 공연도 LG아트센터만의 색깔을 살려 기획했다. 그동안 우리 공연을 못 봤던 관객을 유입할 계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30만뷰를 기록할 정도로 컴온 시즌1 반응은 뜨거웠고, LG아트센터는 7월 31일 서크 엘루아즈의 ‘서커폴리스’를 시작으로 9월 중순까지 7편의 온라인 공연을 선보이는 ‘컴온’ 시즌2를 이어간다. 시즌1보다 장르가 다양해졌으며 관람시간도 24시간에서 48시간으로 늘렸다. 이 팀장은 “온라인 공연은 앞으로 계속할 계획이지만 컴온 시즌2 이후엔 유료화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는 국내 아티스트들로 대면 공연도 재개했다. 지난달 ‘러시 아워 콘서트-이날치 ‘수궁가’ with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시작으로 9월에는 신유청 연출의 ‘그을린 사랑’과 김재덕 안무가의 ‘다크니스품바’ ‘시나위’를 연이어 선보인다. 10월 마지막 주에는 퓨전국악 등 연주자들의 무대도 예정돼 있다. 이 팀장은 “코로나19로 내한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우수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들 작품이 LG아트센터를 통해 좀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의 안방마님’으로 불리는 이 팀장은 1996년 12월 김의준 전 대표에 이어 LG아트센터에 합류했다. 수많은 공연을 기획하며 LG아트센터의 20년을 함께 했다. 2022년 마곡에 들어설 LG아트센터의 청사진도 구상 중이다. 마곡의 LG아트센터는 13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블랙박스형 극장으로 이뤄진다. 이 팀장은 “마곡에 가면 국내 아티스트와 함께 제작하는 무대가 더욱 많아질 예정”이라면서 “코로나19가 LG아트센터의 계획을 앞당긴 셈이다”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의 향후 20년을 묻자 이 팀장은 “방향성 면에선 지금과 같지만 더 유연해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해외 작품의 소개 방식을 온라인 등 다양하게 확대함으로써 LG아트센터의 가치를 폭넓게 실현하려고 해요. 국내 작품의 제작 및 우수 레퍼토리 발굴도 더 활발해질 거고요. 코로나19처럼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오더라도 우리의 역할을 계속해내겠습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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