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에 새긴 ‘91’… “패션으로 복음의 씨 뿌려요”

기독 브랜드 ‘소어리움’ 방건태 대표

기독교 패션 브랜드 소어리움 방건태 대표가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서 이번 시즌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20대 청년은 군 제대 후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했다. 새벽마다 서울 동대문시장에 나가서 옷을 떼다 팔았다. 개중에는 십자가나 예수님 모습을 변형해 담은 옷들도 있었다. 크리스천인 청년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함을 느꼈다. 자신이 믿는 예수나 십자가가 어떤 메시지도 없이 오로지 디자인으로만 소모되는 모습에 아쉬움을 느꼈다.

청년의 고민은 기독교 의류 브랜드 개발로 이어졌다. 방건태(32) 대표는 서른에 접어들면서 ‘패션에 진리를 새기자’는 생각으로 ‘소어리움’을 론칭했다. 소어(sower)는 씨 뿌리는 사람, 리움(rium)은 전시관에 붙는 접미어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브랜드’ ‘진리가 새겨진 제품을 전시하다’는 뜻이다.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방 대표는 “살아가는 데 있어 옷은 참 중요하다. 나를 표현하는 가장 직관적인 아이템”이라며 “그 아이템에 세상의 진리와 선한 메시지가 새겨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 대표가 입고 온 옷도 소어리움 제품이었다. 흰색 티셔츠였는데 가슴 부분에 쓰인 ‘91’이란 숫자가 눈에 띄었다. 의미를 묻자 방 대표는 ‘구원’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숫자 밑에 ‘salvation’(구원)이란 단어가 조그맣게 적혀 있었다.

소어리움이 세상에 처음 선보인 제품은 기모 맨투맨 티였다. 콘셉트는 아가페였다. 방 대표는 “일반인들에게도 거부감이 덜한 사랑을 키워드로 삼았다”며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 제일은 사랑이라’는 고린도전서 13장 13절 말씀도 새겨 넣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반응이 좋았고 완판했다”며 “그것보다 소어리움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는 사실이 더 기뻤다”고 말했다.

아직 2년밖에 안 된 신생 업체이지만 방 대표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올여름엔 교회를 통해 필리핀 빈민 지역에 소어리움 제품을 기부했다. 어떤 고객은 “전도할 친구를 위해 샀는데 지금은 소어리움 옷을 입고 같이 교회에 나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방 대표는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위기였으며 재정적 어려움도 있고, 이걸 계속해야 할까 하는 마음도 든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보면 이건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하나님이 소어리움을 통해서 하시려는 게 따로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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