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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캠프 정치 vs 정당 정치

배병우 논설위원


정당은 같은 정치적 견해를 가진 시민들의 결사체를 일컫는다. 선거를 통해 권력 획득을 목표로 한다. 정당은 대의 정치와 다원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민주주의에 대해 ‘하나의 정당이 아니라 서로 경쟁하는 복수의 정당들이 이끌어가는 정치체제’라는 정의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헌법도 제8조에서 국가기관이 아니지만 정당에 대해 그 설립과 조직, 역할 등을 규정했다. 정당은 정부와 시민사회를 잇는 매개체로서 공동체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현대 민주정=정당정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명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최근 발표한 ‘다시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논문에서 대통령 선거운동을 위해 조직되고 운영되는 캠프 정치가 정당정치를 대신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한국 정치에서는 모든 것이 대통령 선거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친다. 이에 따라 취약한 정당이 만들어낸 부산물인 캠프 정치가 이젠 움직일 수 없는 특징이 됐다는 것이다.

캠프 정치는 정당정치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캠프 중심 정치는 정당과 달리 민주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인 대표와 책임의 연결고리로부터 벗어나 있다. 캠프는 누구를 대표하고, 누구에게 책임지는가와 같은 정치적 소명을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윤리의식도 필요없다. 최 교수는 진보파들이 보수보다 훨씬 더 캠프 정치에 의존하는 게 특기할 만하다고 했다. 캠프 구성원들은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후보와의 거리와 그간의 기여도에 따라 새 정부의 공직에 충원될 수 있는 인적 풀(pool)이다. 이는 정당이 아닌 캠프가 정부를 구성한다는 의미에서 캠프 정부의 출현이라고 할 만하다. 게다가 특정 정치인을 열정적으로 지지하고 따르는 ‘빠’ 현상과 결합해 더욱 부정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초거대화된 대통령 권력과 정치화된 시민운동이 결합하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진단이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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