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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싼샤의 위기

이흥우 논설위원


계속된 장맛비로 부산에 이어 대전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올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이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물난리로 신음하고 있다. 지구가 인간의 탐욕이 빚은 이상 기후로 큰 탈이 나도 단단히 난 것 같다.

중국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남부지방 홍수로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 5000여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고, 남한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5만㎢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피해가 엄청나다보니 이곳에 위치한 싼샤(三峽)댐이 버텨낼 수 있을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SNS를 타고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이 빠르게 확산될 정도로 중국인의 근심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싼샤댐은 높이 185m, 너비 135m, 길이 2309m의 세계 최대 댐이다. 최대 저수량은 390억t으로 소양강댐(29억t)의 13배에 이른다.

중국인이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 다시 떠올리기조차 싫은 ‘758 대홍수’의 쓰라린 기억이 있어서다. 1975년 8월 태풍 니나가 몰고온 집중호우로 허난성의 반차오(板橋)댐이 붕괴돼 하루 사이에 23만명이 숨진 끔찍한 사고다. 더욱이 싼샤댐은 건설 당시부터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돼 왔던 터라 “향후 500년간 댐이 붕괴될 일은 전혀 없다”는 중국 당국의 거듭된 장담에도 ‘싼샤댐 붕괴설’이 좀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고의 건설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에서도 댐 붕괴 사고는 일어난다. 지난 5월 500년 만에 내렸다는 집중호우로 미시간주의 이든빌댐과 샌퍼드댐이 주저앉았다. 지난해엔 브라질 테일링댐이, 2018년에는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이 무너져 적잖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만에 하나 싼샤댐이 붕괴된다면 그 피해는 중국을 넘어 우리나라에도 미친다. 현재 싼샤댐에서 내보내는 물의 양만으로도 제주 부근 해역 염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무리 가짜가 판치는 중국이라지만 이번만큼은 중국 당국의 장담이 허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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