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31>] “자기만의 언어로 기도… 믿음 안에서 으뜸 되길”

<31> 다운증후군·지적장애 김원

김원군(가운데)이 지난 22일 인천 순복음산곡교회 자모실에서 아빠 김영돈 목사, 엄마 백미애 사모와 함께 자신이 노트에 직접 그린 동그라미 세모 네모를 보여주며 웃고 있다. 인천=신석현 인턴기자

“원아~ 동그라미~ 그렇지! 이번엔 네모~ 울 아들 자알~ 하네.”

엄마가 동그라미를 외치자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엄지 검지를 모아 ‘오케이’ 표시를 해 보였다. 아이의 손짓 하나, 우스꽝스럽게 지어 보이는 표정 하나에 한 평(3.3㎡) 남짓한 공간엔 웃음꽃이 피어났다.

“원이에겐 교회가 집이고, 자모실이 자기 방이나 다름없죠.” 지난 22일 인천 부평구 순복음산곡교회(김영돈 목사)에서 만난 백미애(41) 사모는 최근 부쩍 표현이 늘어난 아들 김원(5·다운증후군·지적장애)군을 대견스럽게 바라봤다.

원이는 태어났을 때 ‘소리 없이 숨만 붙어 있던 아이’였다. 생후 10일 만에 처음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지 일주일 뒤 염색체 검사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엄마는 “체중이 1g도 안 늘었다. 아이에게 아무것도 안 먹였느냐”는 얘길 들어야 했다. 심장 판막에 생긴 천공(穿孔)이 문제였다. 구멍 난 판막 때문에 젖을 빨 힘이 없었던 것이다. 검사 소견서엔 심실중격결손증과 다운증후군이 나란히 적혔다.

아버지 김영돈(42) 목사는 “성도라곤 원이에 앞서 먼저 태어난 두 형제밖에 없었던 개척교회 목회를 헤쳐 왔는데 셋째 아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하나님이 원망스러워 따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 후로 2년여 동안 원이는 ‘심장에 구멍 난 아이’로 살았다. ‘30개월까지는 천공이 스스로 닫히는 경우도 있다’는 의사 소견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기다림의 끝은 기대와 달랐다. 결국 ‘더 기다렸다가는 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사례비 150만원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상황에서 5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감당해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간절한 기도의 힘이었을까.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의 도움으로 수술비를 해결할 수 있었고 수술을 잘 마친 덕분에 물리·작업·언어치료 효과도 부쩍 좋아졌다. 최근엔 감각통합치료를 추가로 받으면 예후가 더 좋아질 것이란 의료진의 조언을 들었다. 엄마는 병원 방문 때마다 여의치 않은 형편이 아쉽고 아들에게 미안하다. 주거 관련 대출상환으로만 50만원이 나가다 보니 다섯 가족이 생활하는 것만도 빠듯하다.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원이를 통해 발견하게 된 기쁨은 현실적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원동력이다. 김 목사는 “원이를 양육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연약한 자들과 함께 아파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게 어떤 것인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라며 “성도 20여명이 모이는 작은 공동체지만 이웃을 향한 따듯한 마음을 공유하고 있기에 든든하다”고 말했다.

가족 같은 마음으로 원이를 위해 기도해주는 성도들, 일본 선교지에서 하루 세 번 시간을 정해 기도해주는 원이의 할아버지도 듬직한 지원군이다. 찬양할 때 힘껏 손뼉을 치고 기도할 때 자기만의 언어로 쉼 없이 중얼거리는 원이를 볼 때마다 백 사모는 수십 년간 신앙생활 해오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신앙의 순수함을 발견한다.

“우릴 향해 끊임없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할 때가 태반이죠. 주 안에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갈 원이가 어떤 모습으로든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길 기도하게 돼요. 원(元)이 이름처럼 세상에선 몰라도 믿음 안에서만큼은 으뜸이 되길 또한 기도합니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2020년 6월 24일~7월 29일/단위: 원)

△이경복 100만 △최정아 88만9080 △김병윤 박은혜 박태수 30만 △박영신 20만 △한승우 김전곤 강영숙 김광미 박윤장 정상원 장경환 조동환 황의선 ㈜인스월드 10만 △김덕수 6만 △이국종 고넬료 백혜분 안재식 문은혜 조점순 연용제 우하숙 노희경 로빈이네 5만 △신영희 김정숙 황성열 이삭 3만 △이정미 임순자 김진일 2만 △무명 이정자 김애선 감사 김명래 1만
◇일시후원: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1600-0966 밀알복지재단

인천=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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