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 세레나 윌리엄스, 노박 조코비치(왼쪽부터)가 지난 1월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산불 피해자들을 위한 자선 테니스 대회에 참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3월 중단됐던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가 긴 기다림 끝에 다음 달 재개된다. 재개 후 첫 대회인 웨스턴 & 서던 오픈(총상금 629만7080달러)엔 세계랭킹 1·2위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모두 출전 신청을 마쳤다. 두 선수 모두 코로나19 기간 대회 출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출전 쪽으로 입장을 바꾼 걸로 보인다.

ATP 투어는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웨스턴 & 서던 오픈에 출전할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조코비치와 나달을 포함해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들 중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웨스턴 & 서던 오픈은 지난 3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때문에 ATP 투어가 중단된 뒤 5개월 만에 처음 치러지는 공식 대회다. 지난해까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개최됐지만 올해는 개최 장소를 뉴욕으로 변경했다. 대회 일정이 종료되면 출전한 선수들은 같은 장소에서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준비할 수 있다.

이에 투어 중단 기간 사실상 ‘실업자’ 신세에 처했던 선수들의 출전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걸로 보인다. US오픈을 대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이 대회에 참가가 최적이다. 무릎 수술로 시즌 종료를 선언한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를 제외하면 세계랭킹 8위 이내 톱 랭커들이 모두 출전을 신청할 정도로 ATP 투어 대회 열기는 고조되고 있다.

앞서 조코비치와 나달은 US오픈 출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던 터라 웨스턴 & 서던 오픈에도 불참할 거란 분석이 많았다. 특히 조코비치는 지난달 본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전력도 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테니스 미니 투어대회 아드리아 투어를 기획했지만 마스크도 쓰지 않은 만원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차는 등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이 대회에서만 조코비치 본인을 포함한 선수 4명과 관계자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후 조코비치는 미국테니스협회(USTA)가 US오픈 추진 계획을 발표하자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 출전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최근 일주일 이상 하드코트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드러낸 조코비치는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 “선수들이 경쟁할 수 있는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US오픈 개최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달의 경우 조코비치보다 완강하게 대회 참가에 유보적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상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출전 신청을 한 뒤 실제로 출전하지 않을 경우 대회 1회전에서 패배한 것과 같은 랭킹 포인트 ‘0점’이 세계 랭킹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웨스턴 & 서던 오픈에도 세레나 윌리엄스(9위·미국) 같은 상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애슐리 바티(1위·호주)와 시모나 할레프(2위·루마니아)는 출전 의사를 밝히지 않아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들 중엔 8명이 이 대회에 나설 전망이다. WTA 투어는 ATP 투어완 달리 다음달 1일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리는 팔레르모 레이디스 오픈부터 시즌이 재개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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