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서울시 ‘가짜 경유’ 단속반은 지난 5월 서울 성동구 공사장 굴착기에 기름을 넣던 주유원을 멈춰 세웠다. 기름탱크 차량에 호스를 연결해 주유기로 기름을 넣는 모습은 언뜻 보면 평범했다. 하지만 기름탱크에서 채취한 기름 시료에 발색시약을 떨어트리자 누런빛을 띠던 기름이 연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시료에 등유가 섞였다는 증거였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경유에 등유를 섞은 ‘가짜 경유’를 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올 초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 공사장에 등유를 최대 70% 섞은 ‘가짜 경유’ 752ℓ를 판 혐의를 받는다. 서울시는 이들이 만든 가짜 경유 4274ℓ를 전량 압수했다. 가짜 경유 제조·판매 업자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일반 자동차와 달리 굴착기 같은 공사설비는 주유소가 아닌 이동주유차량으로부터 기름을 공급받는다. 석유판매업체에서 주유원과 주유차량을 파견해 기름을 채우는 식이다. 주유차량은 여러 곳을 돌며 기름을 팔기 때문에 주유소보다 관리가 소홀하다. 가짜 경유 판매자들은 모두 기름탱크에 등유와 경유를 함께 넣고 섞는 식으로 가짜 경유를 만들었다. 이들에게 기름을 산 공사장 관계자들은 가짜 경유인 줄도 모르고 이들에게 제값을 치렀다. 현재 등유는 ℓ당 1000원 경유는 1400원 수준이다.

100% 경유 대신 가짜 경유를 팔아봤자 ℓ당 200~300여원의 차액밖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가짜 경유 구매자와 공사장 인근 시민들은 큰 타격을 입는다. 가짜 경유를 넣은 자동차나 공사 현장의 건설기계의 부품은 쉽게 마모되거나 구멍이 뚫린다.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늘고, 세금탈루 문제도 발생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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