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이 31일 전격 시행됐다. 임대차법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기존 세입자가 전월세 계약기간 종료 후 2년 더 연장해 살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재계약 때 임대료를 직전의 5% 넘게 올리지 못하게 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그것이다. 이에 따라 집주인 실거주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세입자는 최소 4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된다. 또 집주인이 마음대로 임대료를 대폭 인상할 수 없게 된다. 계약할 때마다 ‘을’로 살아온 세입자의 권리가 대폭 강화된 것이다. 임대차 3법 중 나머지 하나인 ‘전월세 신고제’가 오는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세입자 보호를 위한 임대차 제도 개혁이 완성된다. 전월세 신고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내년 6월에나 가능하다는데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이번 법안은 임대차 의무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1981년 주택임대차보호법 이후 약 40년 만에 전월세 제도가 대폭 변화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약 870만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장치가 강화됐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법안의 긍정적인 취지와는 달리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56주째 치솟고, 전세 매물이 사라지는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법 통과 이전에 서둘러 전세가격을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 법이 기존 계약자에게만 적용되는 만큼 신혼부부 등 신규 진입자는 오히려 주변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계약해야 할 수도 있다. 집 주인 입장에서는 4년(2년+2년) 후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 5% 인상률 제한 없이 계약하는 게 유리하다. 이 때문에 더 오랫동안 살 수 있었던 세입자도 4년마다 집을 옮겨야 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 4년 동안 임대료가 묶이게 되니 전월세 가격이 4년 단위로 급등할 가능성도 크다.

저금리 시대에 목돈(전세보증금)을 굴려서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진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릴 경우, 서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가 갈 수도 있다. 전세 대신 월세가 늘어나면서 전세 제도 소멸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입자를 위해 만든 법이 도리어 세입자를 불리하게 하면 안 될 것이다. 정부는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일선 현장의 혼란을 줄일 후속 조치를 서둘러 세입자를 보호하는 임대차법을 안착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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