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아내가 된 인기 가수… “믿음과 감사 배워갑니다”

그룹 ‘스페이스A’ 출신 김현정 사모

김현정 사모가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그룹 스페이스A로 활동했을 때의 삶과 신앙을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백화점 신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해 ‘신상녀’로 불리던 여자 연예인과 검소하다 못해 ‘짠돌이’로 불리던 목회자가 만났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에는 하나님의 세심한 섭리가 있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김현정(44) 사모를 만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본 가수 오디션에 합격한 그는 1999년 4인조 혼성그룹 스페이스A로 데뷔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홍글씨’ ‘성숙’ ‘섹시한 남자’ 등을 히트시키며 큰 사랑을 받았다.

김 사모는 “가수 데뷔 이후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다. 인기와 부를 누리며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는 삶이라 여겼다. 멤버 간의 갈등과 탈퇴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지인에게 900만원을 떼였다. 나 자신에게 너무 실망스러워 다시 찾은 곳이 시아버지가 개척하신 교회였다”고 말했다.

청년부 새신자반에서 남편 김부환(41) 목사를 만났다. 당시 김 목사는 장로회신학대 신학과를 다니던 3살 연하의 교육전도사였다. 김 사모는 “어느 날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다른 성도들도 함께하는 모임인 줄 알고 나갔는데 나 혼자밖에 없었다. 남편이 교회 식당으로 데려가더니 달걀부침과 찌개를 끓여 음식을 대접했다. 긴 대화를 마치고 나오던 순간 갑자기 내 손을 덥석 잡더니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인천의 한 카페에서 남편 김부환 목사와 함께 카메라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 김현정 사모 제공

2008년 7월 두 사람은 만난 지 6개월 만에 부부가 됐다.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무얼까. 그는 “헤프게 소비하던 나와 달리 남편은 짠돌이라 불릴 만큼 자족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돈과 사랑 중 어느 것을 추구해야 할까 고민도 했다.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친정엄마의 말씀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사모가 된다는 데 따르는 고민과 갈등은 없었다. 김 사모는 “사모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고민과 갈등은 없었다. 결혼 후 어느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반짝이 스타킹과 미니스커트부터 내다 버리고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단정한 옷을 새로 구매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전도사 사례비로는 도저히 생활이 안 됐다. 친정에 손 벌리기 싫었던 김 사모는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가장 힘든 것은 성경공부였다. 그는 “성경을 잘 몰라 어려웠다. 성경공부가 있는 날이면 내 연약함이 드러날까 두려워 남편의 도움을 받아 예습해서 가곤 했다”면서 “지금도 성경을 더 깊이 배우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방송 활동도 재개했다. JTBC ‘슈가맨’에 출연한 이후 팬들은 “노래 실력 여전하다”며 그의 복귀를 반겼다. 지난달 10일에는 MBC 관찰 예능프로그램 ‘공부가 머니’에 부부가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됐다. 김 사모는 “두 아이가 IQ 146으로 상위 약 2% 지능을 가진 아빠를 닮아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지만 김 목사는 과도하게 공부시키는 것에 반대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사모는 “남편을 만나고 하나님을 알아 가며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끼고 감사함을 배웠듯이 아이들도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아이로 키울 것”이라며 “나도 음악이라는 달란트를 통해 더 많은 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